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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방구석서 즐기는 세계 맥주 여행…맥주 책 4선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황지혜의 방구석 맥주여행(53)

낙엽이 뒹굴고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휘감으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 계절. 평소 넷플릭스와 유튜브만 끼고 다니던 사람도 창 넓은 카페에 앉아 책장을 넘기면서 낭만에 파묻히고 싶은 감성이 솟아오른다. 이런 날 맥주 한잔을 따라놓고 고즈넉하게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유럽맥주견문록 [사진 황지혜]

유럽맥주견문록 [사진 황지혜]

유럽 맥주 견문록』=이기중 전남대 교수가 50일 동안 벨기에, 영국, 체코,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8개국을 돌며 맥주를 마신 경험을 풀어놓은 책이다. 맥주에 관한 기초지식부터 여행 중 겪은 에피소드까지 다채롭게 담겨 있어 맥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북돋워 준다.

『유럽 맥주 견문록』에는 유럽 각 지역의 특색 있는 맥주 스타일이 망라돼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람빅, 체코 플젠의 필스너, 독일 밤베르크의 라우흐비어 등 각 지역의 보석 같은 맥주를 현지에서 마신 경험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펼쳐놓는 역사와 문화를 버무린 이야기에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이 책은 우리나라 원조 맥주 여행기라고 할 수 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맥주를 테마로 하는 여행의 가치를 알게 돼 매년 실행하게 됐다. 쿨미네이터(안트베르펜), 스테이그스헤드(더블린) 등 유서 깊은 펍은 책이 출간된 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행자에게 유효하다.

이 책의 전체 제목은 『비어 헌터 이기중의 유럽 맥주 견문록』이다. 비어 헌터는 전 세계를 돌며 숨어있는 맥주를 발굴하고 맥주를 스타일별로 분류한 세계적인 맥주 전문가인 마이클 잭슨의 별명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비어 헌터라는 이름을 갖기에 모자람이 없다.

맥주의 모든 것 [사진 황지혜]

맥주의 모든 것 [사진 황지혜]

◇『맥주의 모든 것』=미국의 수제맥주(craft beer)를 중심으로 페일 에일, 수도원 스타일 에일, 발리 와인 등 맥주의 스타일별로 접근한 책이다. 미국의 수제맥주는 대부분 영국, 독일, 벨기에 등 유럽의 맥주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유럽 맥주 견문록』을 독파하고 나서 읽으면 한층 흥미롭게 맥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영국에서 왔지만, 미국식으로 완전히 변신한 아메리칸 페일 에일과 IPA, 벨기에나 독일에서 만들어지던 신맥주(사우어 비어)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아메리칸 와일드 에일 등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담고 있다.

각 스타일에 대한 설명에 이어 그 스타일을 잘 구현한 맥주를 소개하고 있어 유용하다. 수많은 맥주를 앞에 두고 혼란이 올 때 책에 나온 ‘꼭 시음해볼 두 가지’나 ‘대체 맥주’를 참고해서 고르면 된다. 또 같은 스타일이라도 유럽 양조장과 미국 양조장에서 각각 만들어진 맥주를 골라 어떻게 다른지를 경험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책에 소개된 맥주 중 수입되지 않는 맥주가 많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맥주의 모든 것』은 미국의 맥주 전문 언론인인 조슈아 M. 번스타인이 쓴 책으로 저자의 신선한 비유와 시니컬한 문체도 매력적이다.

Tasting Beer/ 맥주의 정석 [사진 황지혜]

Tasting Beer/ 맥주의 정석 [사진 황지혜]

◇『 테이스팅 비어(Tasting Beer)』=맥주 관련 재료, 양조, 테이스팅, 서빙, 푸드 페어링,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교양을 넘어서는 전문 지식을 담고 있는 책으로 맥주 전문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떼는 데 유용하다.『테이스팅 비어』는 지난 2009년 초판이 출간된 후 맥주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고 2017년 개정판이 출간됐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표 맥주 전문가인 석진영 윈비어 대표가 감수한번역본『맥주의 정석』이 나왔다.

맥주에 대한 기본기를 다진 후 이 책을 접한다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맥주 지식을 습득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맥주의 외관‧맛‧향(아로마)‧입안 느낌(마우스필) 등을 감지하고 표현하는 테이스팅 방법, 맥아·홉·효모·물 등 맥주 재료의 성분, 시간이 갈수록 변하는 맥주 풍미 변화의 화학적 원리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은 맥주 관련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다. 특히 미국 대표 맥주 전문가 자격증인 씨서론(Cicerone) 시험 준비의 필독서다.

『테이스팅 비어』의 저자 랜디 모셔는 미국의 홈브루잉 전문가로 미국 홈브루어협회와 시카고맥주협회의 이사를 맡고 있으며 맥주 칼럼리스트이자 강사로 활동 중이다.

비어포스트 [사진 비어포스트]

비어포스트 [사진 비어포스트]

◇『비어포스트』=국내 최초의 맥주 전문 미디어로, 지난 2015년에 창간해 현재까지 총 48권의 잡지를 발행했다. 국내외 맥주 관련 정책 및 규제, 맥주 시장의 최신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맥주 애호가와 맥주 업계의 지지를 얻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업계의 이슈를 전문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미국, 독일, 벨기에, 영국, 일본 등의 맥주 협회·양조장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도 전한다. 미국의 GABF(Great American Beer Festival), 독일의 드링크텍(drinktec) 등 유수의 국제 맥주 행사를 직접 취재해 생생한 정보를 전해준다.

맥주 전문 미디어로서 주세법 개정 관련 업계의 의견을 모으기 위한 ‘주세법 워크숍’을 개최하고 맥주 산업의 성장을 위해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도 매년 주최하고 있다. 『비어포스트』의 이인기 발행인은 수제맥주 ‘양조장 비어바나’ 대표이자 한국수제맥주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비어포스트』의 콘텐츠는 한글과 영문으로 병기돼 해외에 국내 맥주를 소개하는 데에도 기여한다. 서울 문래동의 비어포스트바에서는 그동안 출간된 비어포스트 잡지는 물론이고 국내외 맥주 관련 도서를 두루 만나볼 수 있다.

비플랫 대표·비어포스트 객원에디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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