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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코로나19 조사단 꾸렸지만…"중국 정부 승인 필요"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WHO 코로나19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한 조사단 후보 명단을 중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WHO 코로나19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한 조사단 후보 명단을 중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할 국제 조사단을 꾸리고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 조사단 명단 중국에 제출 #"누가 들어갈지는 중국이 결정"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5일 WHO 이사회 코로나19 대책 회의에서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위한 조사단원 후보를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로 구성해 중국 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국제 조사단에 들어가고 언제 중국에 들어갈지는 베이징의 결정에 달렸다”고 말했다.

앞서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어떻게 건너간 것인지 규명하라는 130여 개 회원국의 요구에 따라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나섰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본 조사에 앞서 선발대 2명을 중국에 파견했다.

하지만 당시 선발대가 코로나19 진원지인 우한(武漢)에 가지 않고 베이징에만 머물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에 WHO 측은 “조사단은 우한의 바이러스 전문가와 원격으로 대화를 나눴다”며 “본격적인 조사가 아닌 사전 조사 성격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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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WHO 대책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연합, 호주 대표는 조사단을 파견하고 조사 내용을 공유하라고 요구했다. 호주 보건부 차관인 캐롤라인 에드워즈 WHO 집행위원은 “코로나19 기원 조사에서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는 국제 조사단의 조사 계획과 단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SCMP에 따르면 WHO는 해당국의 허가 없이 회원국으로 조사단을 보낼 수 없다. 싱가포르 국립대 국제법센터의 아옐렛베르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입국을 조건으로 조사단원에 대해 검열에 나선다면 WHO의 손이 묶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코로나19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HO 코로나19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SCMP는 “조사단에 누가 포함되고 어떻게 운영되느냐에 따라 조사의 신뢰도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 허드슨 연구소의 존 리 선임 연구원도 “만약 이번 조사가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WHO의 전반적인 위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책임감을 갖고 조사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5일 WHO 회의에서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장양 대표는 “중국은 항상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우리의 국제적인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왕이웨이 런민(人民)대 국제사무연구소 소장은 SCMP에 “미국이나 서방 국가의 정부들은 중국을 비난하기 위해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그에 맞는 사실을 찾으려 한다”며 “정치적 의도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조사단은 전문성을 기반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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