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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원짜리 마오 친필 수난…7만원에 팔려 반으로 찢겼다

중앙일보

입력

도난당했다가 회수된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 주석의 친필 서예 족자. 반으로 찢겨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도난당했다가 회수된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 주석의 친필 서예 족자. 반으로 찢겨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중국에서 3억 달러(약 3472억원) 상당의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 주석의 친필 서예 족자를 500홍콩달러(약 7만 4600원)에 판매한 도둑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달 10일 홍콩의 한 유명 수집가의 자택에 침입, 중국 우표 2만 4000개·서예 작품 7개·주화 10개 등 6억 4500만달러(약 7459억원) 상당의 수집품을 훔쳐간 혐의로 최근 A(47)와 B(44) 등 총 3명을 체포했다.

이들이 훔쳐간 수집품 중에는 마오 전 주석이 직접 쓴 친필 족자도 포함됐다. 발견 당시 족자는 반으로 잘린 상태였다. 홍콩 경찰 ‘조직범죄 및 삼합회 단속국' 토니 호 총경은 6일 기자회견에서 “수사 결과에 따르면 누군가 이 2.8m짜리 족자가 너무 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전시하고 보여주기 어려워서 반으로 자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홍콩 경찰이 마오 전 주석의 친필 족자 등 절도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7일 홍콩 경찰이 마오 전 주석의 친필 족자 등 절도 사건을 브리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SCMP는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절도범들이 약 3500억원의 가치가 있는 이 족자를 7만 5000원쯤에 장물로 내놨다고 전했다. 위조품을 샀다고 생각한 구매자는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 족자를 반으로 잘랐고,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마오 전 주석의 친필 서예 족자가 도난당한 사실을 알고 지난달 22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절도범 일당은 수집품의 주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 1월부터 홍콩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자 그의 아파트에 침입해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경찰은 사라진 물품 중 일부를 회수했지만, 우표 2만 4000개와 서예 족자 6개는 아직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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