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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 공무원 탔던 무궁화10호···CCTV 고장에도 조치 안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양수산부가 북한에서 숨진 공무원 이모(47)씨가 탔던 무궁화10호의 폐쇄회로(CC)TV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무궁화10호의 당직 근무와 관련해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부적절한 근무 형태가 발견되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CCTV 고장 확인했는데 아무 조치 안 한 직원들

지난달 27일 전남 목포시 어업관리선 전용부두에 입항한 무궁화10호에서 선원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달 27일 전남 목포시 어업관리선 전용부두에 입항한 무궁화10호에서 선원이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무궁화10호에는 선수와 선미에 각각 1대씩 총 2대의 CCTV가 설치돼 있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해수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궁화10호의 CCTV는 지난달 16일 목포항을 출항하기 직전 작동 검사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해경에 따르면 CCTV 영상은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저장돼 있었다.

 문제는 무궁화10호가 출항한 지 사흘째인 지난달 18일 선박 1항사가 CCTV 고장을 확인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선박 안전 지킴이를 맡은 1항사는 항해일지에만 고장 사실을 적고 수리 시도는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문표 의원은 “선박관리지침에 의하면 CCTV 고장 시 자체 수리가 불가능하면 선장이 상황실에 보고하게 돼 있지만, 별도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해수부가 운용하고 있는 어업지도선 40척에 설치된 CCTV 286대는 정기점검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항해와 직접 연관된 조타기·레이더·발전기 같은 주요 장비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출항 전에 CCTV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홍희 해경청장은 “동료 직원의 진술을 보면 CCTV가 한 번씩 고장 나면 손으로 툭툭 쳤다고 한다”고 전했다.

해수부 장관 “근무지 이탈 확인하겠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CCTV 등 사고 관련 사항에 대한 자체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장관은 “CCTV 관리 체계 등 관련 규정 정비와 CCTV 교체‧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무궁화10호 등 어업지도선의 CCTV 관리 관행을 손보겠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이날 국감에서는 무궁화10호의 당직 근무 실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씨는 지난달 21일 0시부터 새벽 4시까지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자리를 비운 뒤 실종됐다. 문 장관은 “(이씨의) 근무지 이탈과 당직 근무교대, 당직일지 작성 등의 적정성을 확인·점검하고, 부적절한 근무 형태가 발견되면 이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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