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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조’ 넘긴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 [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 [연합뉴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2020년 3분기(7~9월)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증가한 66조원, 영업이익은 58.1% 늘어난 12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잠정치 12조원 이상, 역대 두 번째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 수치가 실제로 확정될 경우,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가 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와 4분기(10조8000억원) 두 차례 각각 영업이익 10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당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최대 10조원 수준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018년의 호실적이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 효과를 등에 업은 성격이라면, 이번 실적은 모바일·가전 등 기업-소비자 거래(B2C) 부문이 분전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전 세계에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 상반기에 억눌렸던 전자기기 수요 상당수가 3분기가 돼서 지연된 형태로 되살아났기 때문이다. 이른바 ‘코로나19 보복 수요’(펜트-업 수요)로 인해 삼성전자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2분기 대비 하락한 가운데서도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됐다.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서버용 D램 고정거래가격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삼성전자 B2C 사업의 한 축인 휴대전화는 올 3분기 8000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갤럭시S20을 공개했던 올 1분기(6400만대)에 비해선 약 25%, 코로나19가 한창 번졌던 2분기(5700만대)와 비교하면 약 40%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들어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주춤해지고, 삼성이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와 노트20, 준고급형 'S20 팬에디션(FE)'까지 신작을 잇따라 발표한 효과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 FE(팬 에디션)를 내놔 아이폰12 출시를 앞두고 중저가 프리미엄 라인업 확충에 나선다. 가격은 89만9800원이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20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0 FE(팬 에디션)를 내놔 아이폰12 출시를 앞두고 중저가 프리미엄 라인업 확충에 나선다. 가격은 89만9800원이다. [사진 삼성전자]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서유럽·인도 등지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났고, 코로나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서유럽은 화웨이, 인도는 샤오미가 득세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고무적인 결과다. 화웨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조치에 따라 북미뿐 아니라 영국·독일 등 미국의 우방국이 포진한 서유럽에서도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코로나 보복수요 덕분, 인도에서 삼성폰 1위 탈환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분기(1조9500억원) 대비 배 이상 증가한 4조5000억원, TV·생활가전을 맡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2분기(7300억원) 대비 배 가까이 늘어난 1조3800억원으로 보고 있다. CE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경우, 2016년 2분기(1조원)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실적이 된다.

주력 사업부서인 반도체(DS) 부문의 영업이익은 5조500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는 2분기(5조4300억원)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이지만, 4분기 전망을 놓고선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하반기 들어 상승 추세가 꺾인 D램값이 아직 반등하지 않았고, 4분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신작이 발매됨에 따라 북미·유럽 등지에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0조9000억원"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설명회(컨퍼런스 콜)는 오는 29일 열린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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