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지 않다”…베트남서 붙잡힌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혐의 인정

중앙일보

입력 2020.10.08 11:18

업데이트 2020.10.08 15:18

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온라인에 무단 공개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8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성범죄자 등의 신상을 온라인에 무단 공개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8일 오후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베트남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르면 이날 중 A씨의 구속 여부가 판가름난다.

법원,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출석
특정인 정보 무단게시해 명예 훼손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A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인정한다”며 “억울하지 않다”고 했다. 디지털교도소를 만든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앞서 7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면서 특정인들의 개인 정보를 무단 게시해 이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부터 디지털교도소 웹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면서 법무부 ‘성범죄자 알림e’에 게재된 성범죄자와 디지털 성범죄·살인·아동학대 피의자 등 176명의 신상 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했다. 관련 게시물은 매체별 중복 사례를 포함해 총 234건에 이른다.

 디지털교도소는 이곳에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해 논란이 됐다. 유명 사립대에 다니던 B씨는 지난달 3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가 다닌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링크를 눌렀는데 그때 해킹을 당한 것 같다”는 글을 올린 뒤였다. 또 사립대 의대 교수가 성착취 텔레그램 채팅방인 ‘n번방’ 자료를 요구했다며 그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허위로 밝혀지기도 했다.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로 지목된 A씨는 지난해 2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인접 국가인 베트남에 은신해 있다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적색 수배로 지난달 22일 베트남 공안부에 검거됐다. 지난 6일 오전 국내로 송환됐고, 곧바로 대구로 압송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현재 대구경찰청에서 마련한 격리 유치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스1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디지털교도소 운영 등 혐의를 대체적으로 시인했다. 경찰은 디지털교도소 2기 운영자와 A씨의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다. 손재우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공범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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