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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6개월마다 정기 진료? 스케일링의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승준의 이(齒)상한 이야기(21)

평소에 칫솔로 꼼꼼하게 양치질을 하고, 치실을 이용해 관리하는데도 몇 달 만에 뭔가가 치아에 붙어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치과를 방문하면 치석이 생겼으니 스케일링 받으라고 권유받게 됩니다. 그러나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 치아에도 치석이 있을 수 있고, 동일한 처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스케일링에 관해 서로 이야기할 때에 “OO치과는 스케일링을 참 잘해, 하나도 안 아프게 해줘”, “XX치과 가지마, 스케일링 받아보았더니 아예 잇몸을 잡아 뜯어 놓더라고”, “스케일링하고 나니 이가 깎였는지, 너무 시려”, “스케일링한 후에 피가 얼마나 났는데. 그거 하지 마” 등 각자의 경험을 내세우며 조언을 하게 됩니다. 스케일링이란 어떤 치료이고 어떨 때 받아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드리려 합니다.

치석이 제거되지 않고 계속 있게 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세균의 독소가 염증을 일으켜 붓거나 출혈 등의 자각 증상이 생깁니다. 정도에 따라서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뉩니다. [사진 pixabay]

치석이 제거되지 않고 계속 있게 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세균의 독소가 염증을 일으켜 붓거나 출혈 등의 자각 증상이 생깁니다. 정도에 따라서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뉩니다. [사진 pixabay]

우리가 평소 음식물을 섭취할 때 소량의 잔여분이 치아와 잇몸 주위에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에 세균이 붙으면서 치면 세균막(플라크)이 형성되는데, 이를 양치질을 통해 제거를 해주어야 다른 구강질환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열이 고르지 못하거나 어떤 이유에서든 충분히 제거되지 않으면 입안에 그대로 남게 되고, 오랫동안 방치되면 타액과 치은열구(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에서 유래한 칼슘(Ca), 인(P) 등의 무기질이 침착해 단단하게 굳어지는 석회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보통 치석은 엷은 노란색을 띠며, 주로 큰 침샘 관이 위치하는 아래 앞니 혀 쪽 부위와 윗어금니 뺨 쪽에 다량으로 생깁니다.

치석이 제거되지 않고 계속 있게 되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세균의 독소가 염증을 일으켜 붓거나 출혈 등의 자각 증상이 생깁니다. 정도에 따라서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뉩니다. 치은염은 초기상태로서 치석만 깨끗하게 제거해주면 원상태로 회복이 빠르게 되지만, 더 진행하면 잇몸뼈(치조골)까지 녹아 소실되는 심한 치주염으로 발전해 입안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치료도 힘들고 회복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므로 치석이 생기는 초기에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을 막으면서 건강한 잇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쉬운 방법입니다. 그러려면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도 때도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 내의 치석 형성 여부를 점검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케일링이라는 말은 ‘scale’이란 단어에 ‘ing’가 붙은 진행형입니다. ‘scale’은 ‘비늘을 벗기다’는 동사의 의미도 있습니다. 치아에 붙은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 표면을 매끄럽게 함으로써 이물질의 재부착을 방지하기 위한 술식이 비늘을 벗기는 행위와 비슷해 스케일링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을 때는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눈으로 직접 확인되지 않는 잇몸뼈의 상태를 체크하고, 치과용 의자에 누워 공기를 불어보거나 탐침(바늘같이 뾰족하게 생긴 검사용 기구로 미세한 충치나 치석을 확인하는 도구를 이용해서 하는 검사)으로 치석의 형성 정도를 확인하게 됩니다. 제거 소요시간은 치석의 양이나 환자의 협조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치과를 방문해 많은 양의 치석이 쌓인 경우 하루에 모두 제거하는 것은 오히려 무리가 될 수 있어 여러 번에 걸쳐 제거해주기도 합니다.

스케일링은 이물질을 치아와 잇몸으로부터 떼내어주는 것이지 충치를 치료할 때처럼 치아를 갈아내는 치료가 아닙니다. 또 치아 미백 시술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케일링한 후 치아 색이 밝아지는 것은 누런색의 치석, 플라크와 함께 니코틴이나 외인성 색소가 함께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화학 재료를 사용해 색을 빼주는 치아 미백을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스케일링 주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치석이 많이 생기는 부위인 아래 앞니의 혀가 닿는 부위과 위 어금니의 뺨 부위는 다른 부위보다 칫솔질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진 pixabay]

스케일링 주기를 늘리기 위해서는 치석이 많이 생기는 부위인 아래 앞니의 혀가 닿는 부위과 위 어금니의 뺨 부위는 다른 부위보다 칫솔질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진 pixabay]

또 다른 오해는 성인만 받는 치료이고 6개월마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치아에 치석이 붙는 것은 나이와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성인은 단순 치석에 더해 담배에 의한 니코틴 흡착이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착색·변색이 어린아이보다 빈번하기 때문에 더 많은 부위를  관리해주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석이 많이 부착되는 성인은 3개월 정도의 주기로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칫솔질이 잘 되고 구강 위생 상태가 양호하면 1~2년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스케일링은 일상에서 주기적으로 받는 치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받는지, 어떤 주기로 받는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되도록 스케일링 주기를 길게 늘이기 위해서는 치석이 많이 생기는 부위인 아래 앞니의 혀가 닿는 부위와 위 어금니의 뺨 부위는 다른 부위보다 칫솔질을 충분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꼭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분당예치과병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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