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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명록 허위작성 사과한 시의원, 간 곳은 하필 '홀덤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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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작성하는 방명록을 허위로 작성하는가 하면 건축물 용도를 무단 변경한 혐의로 고발당했다. 행정수도로 거론되는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최근 보인 모습들이다.

세종시의회 임시회 모습. [중앙포토]

세종시의회 임시회 모습. [중앙포토]

안찬영 의원 홀덤펍 입장에 사과문 
8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안찬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오후 10시 30분쯤 충남 서산시에 있는 일명 ‘홀덤펍(카드게임장)’에 들러 1시간 이상 머물렀다. 안 의원은 이곳에 입장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작성해야 하는 방명록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 의원 방명록 이름과 전화번호 허위기재 #또 다른 의원 창고용도 건축물 주거 사용 의혹

 이에 정의당 세종시당은 지난 5일 안찬영 의원을 감염병예방관리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세종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6조의 2(정보 제공 요청 및 정보 확인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장 또는 시‧도지사는 감염병 예방 및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해 다중이용시설 등 이용자에 대해 개인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안 의원이 방역을 교란하는 행동을 했는데도 시의회에서도 별다른 징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안찬영 의원은 지난 7일 사과문을 냈다. 안 의원은 사과문에서 “홀덤펍을 방문해 방명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고 공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방문한 곳은 홀덤 콘텐트를 접목해 식음료를 판매하는 합법적인 업소로 일각에서 제기한 도박에 가까운 게임을 하는 곳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원식 의원은 농업창고에 냉장고 등 살림 도구
 세종시의회 김원식(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인 소유의 연서면 쌍류리 임야의 농업창고를 주거용으로 불법 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세종시는 최근 현장조사를 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해당 농업창고에 가보니 냉장고와 가스통 등 살림 도구가 있었다”며 “김 의원에게 ‘오해 소지가 있으니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세종시는 김 의원 부인 소유 창고 앞마당까지 아스콘 포장을 해준 것으로 드러나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김원식 의원과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 메시지도 보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의당 세종시당은 김 의원을 부패방지법, 부정청탁금지법, 직권 남용죄 위반 등 혐의로 최근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정의당 세종시당과 세종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세종시의회가 일부 의원의 연이은 불법과 부정부패 의혹으로 얼룩져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비위 시의원은 사퇴하라”고 했다.

세종시의회. [중앙포토]

세종시의회. [중앙포토]

세종시의회 홈페이지 의원 휴대전화번호 삭제
 한편 세종시의원 18명 전원은 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의원 18명 가운데 17명은 더불어민주당, 나머지 1명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시의회 홈페이지 의원 프로필 코너에서 개인 휴대폰 번호가 지난 6월 이후 사라졌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서울·경기·부산·인천·대구·전북·전남·경북·울산 등 전국 대부분의 광역의회는 의회 홈페이지에 의원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문자 민원 폭주 등 불편이 있다는 의원님들의 요청이 있어 연락처를 삭제한 것”이라며 “의회 사무실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 등이 있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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