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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텔링]지능범죄 20% 늘어날때 수사인력은 7%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5년 동안 지능범죄가 약 20% 증가하는 동안 지능범죄 수사인력은 오히려 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경찰의 인력이 8.7% 증가한 만큼 수사 인력 배치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능범죄는 사기·위조·횡령처럼 범인이 지적 능력을 이용한 범죄다.

①지능범죄 5년간 20% 증가…1.4분당 한 건씩 발생

최근 5년 지능범죄 발생건수와 범죄시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5년 지능범죄 발생건수와 범죄시계.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시 을)은 7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범죄유형별 범죄시계'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능범죄 발생 건수는 2015년 31만6121건에서 2019년 38만1533건으로 6만 5412건(20.7%) 증가했다. 발생 빈도를 시간 단위로 분석한 지능범죄 시계도 빨라졌다. 2015년에는 지능범죄 사건이 1.7분당 1건이 발생했으나 2019년에는 1.4분당 한 건꼴로 일어나고 있다.

②범죄 느는데…경찰은 담당 인력 7.4% 줄여 

최근 5년 경찰 주요 부서 인력 현황. 증가폭이 큰 수사지원팀은 행정 업무를 주로하는 부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5년 경찰 주요 부서 인력 현황. 증가폭이 큰 수사지원팀은 행정 업무를 주로하는 부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범죄시계가 빨라졌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수사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능수사 업무를 하는 경찰은 2016년 전국 1911명에서 2020년 1769명으로 142명 줄었다. 전국 경찰의 수사인력이 2만 556명에서 2만 2337명으로 8.7% 증가하는 동안 지능범죄 수사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또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 사건 역시 발생 건수가 늘었지만 수사 인력은 줄었다. 강력범죄 시계는 2015년 20.7분(연간 발생 2만 5334건)에서 2019년 19.9분(2만 6476건)으로 악화했다. 하지만 경찰은 강력범죄 수사인력을 최근 5년간 3164명에서 2888명으로 줄였다. 반대로 최근 5년간 범죄시계가 개선된 형사 범죄(절도·폭력 등)의 경우 수사 인력이 증가했다. 절도·폭력 범죄는 5년간 각각 5만 8896건·1만 8034건씩 감소했지만 수사 인력은 2015년 4376명에서 2020년 4396명으로 20명 증가했다.

③검거율 하락해…"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최근 5년 횡령죄 발생 건수와 검거율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5년 횡령죄 발생 건수와 검거율 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능범죄 건수가 늘어나는 중에 수사 인력이 줄어들자 검거율이 떨어졌다. 특히 대표적인 지능범죄인 횡령죄의 경우 2015년 56.6%였던 검거율이 2019년에는 46.3%로 10%p 이상 하락했다.

오영훈 의원은 “현재 경찰청의 인력배치가 현실과 괴리를 보여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경찰 인력 배치 기준을 바로잡아 국민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특히 지능범죄는 범인이 지적 능력을 이용해 저지르는 범죄인만큼 수사 인력은 범죄 발생률보다 더 크게 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직 경찰들 역시 "경찰 인력 배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정 계급의 한 경찰청 관계자는 "특정 경찰서나 부서에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몰리는 것은 경찰 내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경찰이 관성이 아닌 업무량에 비례해 인력을 배치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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