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무원 25% 짐싸!" 외교부가 가장 위태롭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는 질병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로봇 ‘베이빌런(Babylon)’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바이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경찰관이 도로 순찰과 과태료 납부 등을 지원한다. 인천국제공항은 관광객을 위한 길 안내 로봇을 도입했다.

행안부 ‘신기술과 인력운용’ 보고서 #18개 부처 3006명 AI가 대체 가능 #통·번역 많은 외교부 38% 최고 #인원으로는 행안·외교·기재부 순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같은 미래 신기술은 행정 조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미래 신기술 도입에 따른 정부인력 운용방안’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8개 중앙 정부 부처에 신기술을 도입하면 재직 공무원 25%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기준 중앙 부처 공무원은 1만2000명인데 신기술 도입으로 이 중 3006명(25%)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 내용은 행안부가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제출받은 결과다.

부처별 신기술 대체 가능 비율과 인원

중앙 부처 가운데 행안부가 가장 많은 인력(286명)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외교부(263명), 기획재정부(255명), 국토교통부(254명)가 뒤를 이었다. 부처 전체 인원 대비 대체 가능 인력 비율로 보면 외교부가 38%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외교부에 통·번역 등 공무직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대체 가능 인력이 적은 부처는 여성가족부(72명)·통일부(73명)·중소벤처기업부(76명)였다. 대체 가능 비율이 가장 낮은 부처는 중소벤처기업부(18%)였고 국방부(20%)·행안부(21%)·산업부(23%)·과기정통부(23%) 순이었다.

업무별로는 서무·민원 업무의 대체 가능 인력이 539명으로 가장 많았다. 회계 업무는 507명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 내 행정운영(444명), 소프트웨어 관리(405명) 등도 인력 대체가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서무·민원, 회계, 예·결산, 시스템 관리 같은 반복적이며 창의성을 높게 요구하지 않는 집행·운용 기능의 대체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18개 부처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인력이 대체될 수 있는 직급은 6급(1075명)이었다. 다음으로 7급(892명)·공무계약직(430명)·5급(284명)이 신기술 도입과 함께 대체 가능한 인력 수로 분석됐다. 대체 가능 인력 수가 가장 적은 직급은 전문경력관(34명)과 전문임기제(37명)였다. 대체 가능 인력 비율로는 9급이 전체 인원 중 74%로 가장 높았으며 4급이 4%로 가장 낮았다.

5년 이내 대체 가능한 업무 기능은 집행·운용이 75%, 평가·분석이 25%를 차지했다. 행정운영 기능은 61.5%의 자동화를 이루려면 11~20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기획관리 기능은 62.5%의 신기술 상용화에 21~30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돼 네 가지 업무 기능 가운데 가장 기술 대체가 어려운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현재 정부는 중앙 부처 공무원들의 조직 간, 기능 간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신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분야와 인력이 추가로 요구되는 분야를 예측한 뒤 최적의 혁신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