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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北피살 공무원 실종 첫날 '월북가능성 없다' 보고받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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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스1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스1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해양수산부 소속 8급 공무원 이모(47)씨의 실종 신고 접수 당일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청(해경)과 군의 '자진월북' 발표에 이씨 유가족 등이 거세게 반발하는 만큼, 사고 초반 '단순실종'에서 '자진월북'으로 정부의 판단이 바뀐 경위와 관련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 장관은 이날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씨 실종 신고가 해경에 접수된 지난달 21일 북측에 신속히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실종 당일엔) 북한으로 넘어간다는 판단을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초에 월요일(실종 당일인 9월 21일)에 보고 받고 '북측으로 갈 가능성이 있느냐'고 실무진들한테 물어봤는데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 이렇게 보고를 받고, 그때는 통신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이 이씨 실종 당일 해경을 통해 신고 내용을 전달받고, 수색에 나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단순 실종'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 장관은 "(실종 다음 날인 22일) 나중에 첩보를 통해 북측에 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후 국방부는 "서 장관의 '월북 가능성이 낮다, 없다고 보고받았다'는 발언은 해경이 수색작전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공유된 상황으로, 합참으로부터 '조류의 흐름을 고려시 북측으로 표류해 들어갔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9월 22일 첩보를 통해 A씨가 북측에서 발견된 정황을 처음 인지했다"며 "이후 다양한 첩보를 분석한 결과, 자진 월북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어 24일에 국방부가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씨의 아들은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며 "가족들은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정부의 월북) 발표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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