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초소형의 예술을 만나다, 브릭 아트 미니마이즈

중앙일보

입력 2020.10.07 12:00

[더,오래] 장현기의 헬로우! 브릭(21)

오늘 소개해 드릴 브릭 아트의 카테고리는 미니마이즈입니다. 미니마이즈는 만들고자 하는 특정 대상을 최소로 축소해서 표현하는 분야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브릭 미니마이즈의 경우 앞서 소개해 드렸던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최소한의 부품이 사용되기 때문에 얼핏 쉬운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큰 작품보다 더 많은 연구와 고민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최소화한다는 것은 그만큼 표현에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미니마이즈 작품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있는데요, 바로 스케일에 관한 것입니다. 스케일은 브릭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실제 비율에 맞게 구현하기 위해 정해 놓은 일종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릭 아트에는 크게 4가지의 스케일이 있는데요, 미니랜드 스케일, 미니피겨 스케일, 마이크로 피겨 스케일, 트로피 피겨 스케일입니다. 미니랜드 스케일은 지난 칼럼 11화 레고랜드 방문기 중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죠. 레고랜드의 상징인 미니랜드는 1:17 정도의 스케일로 평균적인 사람의 신장을 170cm라고 했을 때 17분의 1 크기인 약 10cm의 피겨로 꾸며 놓은 디오라마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레고의 클래식 미니피겨와는 모양이 다르죠? 클래식 미니피겨의 스케일보다 건축물의 크기를 크게 만들고 조금 더 디테일한 표현이 필요한 경우 사용하는 스케일입니다.

미니랜드 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미니랜드 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레고랜드의 미니랜드 디오라마.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레고랜드의 미니랜드 디오라마. [사진 레고랜드 홈페이지]

두 번째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많이 사용되는 스케일인 미니피겨 스케일입니다. 클래식 미니피겨의 크기는 4cm로 1:42 정도의 비율입니다. 레고사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이 미니피겨 스케일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미니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클래식 미니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커스텀 미니피겨로 만든 디오라마 – 손성욱 작가의 최후의 만찬. [사진 브릭캠퍼스]

커스텀 미니피겨로 만든 디오라마 – 손성욱 작가의 최후의 만찬. [사진 브릭캠퍼스]

이보다 더 작은 비율은 1:80의 마이크로 피겨, 1:130의 트로피 피겨로 표현합니다. 때로는 1X1의 서로 다른 색상의 둥근 플레이트 세 개를 쌓아 올려 사람으로 표현하기도 한답니다.

마이크로 피겨, 트로피 피겨, 플레이트 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마이크로 피겨, 트로피 피겨, 플레이트 피겨의 크기. [사진 브릭 아티스트 Tom Alphin 홈페이지]

트로피 피겨 스케일의 레고 제품. [사진 레고 홈페이지]

트로피 피겨 스케일의 레고 제품. [사진 레고 홈페이지]

브릭 아트 미니마이즈는 이러한 스케일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어떤 특정한 스케일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창작한 작품들이 더 많지만요. 그럼 지금부터 작은 크기 안에 놀라운 디테일들이 숨어있는 미니마이즈 작품 랜선 전시회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래 작품은 미니마이즈를 주로 창작하는 황병준 작가의 〈우주여행〉입니다. 몇 개 안 되는 브릭으로 우주선 발사 직전의 모습을 멋지게 표현했습니다. 사진으로 보아서는 우주 왕복선의 특징들이 충분히 표현되어 어느 정도 크기가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높이 20㎝, 너비 6㎝ 정도밖에 안 된답니다.

황병준 작가의 우주여행, 22 x 6 x 20cm.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우주여행, 22 x 6 x 20cm.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병 속의 배〉입니다. 단 61개의 부품만으로 바람을 맞아 한껏 당겨진 돛을 달고 항해하는 배를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입구가 저렇게 좁은 유리병 속에 어떻게 작품을 넣은 걸까요? 이 작품은 젓가락과 핀셋을 이용하여 유리병의 입구를 통해 브릭을 하나씩 넣어서 조립한 작품이랍니다. 이 작은 배를 조립하는 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고 하니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과 끈기가 필요한 작업인지 아시겠죠? 작은 유리병 안에 거대한 배를 이렇게 작게 넣었으니 그야말로 미니마이즈의 정수가 아닐 수 없습니다.

황병준 작가의 병 속의 배, 25 x 15 x 10cm.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병 속의 배, 25 x 15 x 10cm.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유리병 시리즈 연작으로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에메랄드 시티의 성을 단 55개의 브릭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오른쪽 작품은 전구 속에서 빛나고 있는 등대로 작은 전구 안에 브릭을 넣어 조립한 것도 놀라운데 등대에 실제로 불까지 켤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하네요.

황병준 작가의 에메랄드 시티, 10 x 10 x 20cm / 등대 10 x 10 x 20cm. [사진 브릭캠퍼스]

황병준 작가의 에메랄드 시티, 10 x 10 x 20cm / 등대 10 x 10 x 20cm. [사진 브릭캠퍼스]

역시 미니마이즈 작품들을 많이 창작하는 박상준 작가의 〈가을걷이〉입니다. 평범한 모양의 최소한의 브릭 부품들로 황금색의 논과 추수 작업이 한창인 경운기까지 이처럼 함축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니 대단하죠?

박상준 작가의 가을걷이, 20 x 15 x 9cm. [사진 브릭캠퍼스]

박상준 작가의 가을걷이, 20 x 15 x 9cm. [사진 브릭캠퍼스]

박상준 작가의 작품들 - 올드 공중전화, 10 x 8 x 12cm / 미싱 19 x 6 x 16cm / 화면 조정 시간 10 x 9 x 14cm / 더블데크 카세트 30 x 25 x 15cm. [사진 브릭캠퍼스]

박상준 작가의 작품들 - 올드 공중전화, 10 x 8 x 12cm / 미싱 19 x 6 x 16cm / 화면 조정 시간 10 x 9 x 14cm / 더블데크 카세트 30 x 25 x 15cm. [사진 브릭캠퍼스]

계속해서 박상준 작가의 작품인 〈올드 공중전화〉, 〈미싱〉, 〈화면 조정 시간〉, 〈더블데크 카세트〉입니다. 올드 공중전화 작품은 동전을 넣고 수화기를 내리면 아래로 동전이 다시 나오도록 설계되었답니다. 적게는 100개에서 많게는 800개 정도만의 브릭으로 디테일한 표현이 돋보이게 만들었는데요, 일상생활 속의 소품들과 비교해서 찍은 사진을 보면 얼마나 작은지 감이 오실 것 같습니다.

브릭 아트 랜선 전시가 갈수록 흥미진진하지요? 이번 회에는 미니마이즈 작품들을 감상하였으니 다음 회 차는 라이프 스케일 (실제 크기의 1:1로 제작하는 작품)의 작품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네모진 4각 브릭으로 표현하는 라이프 스케일의 놀라운 작품들을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주)브릭캠퍼스 대표이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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