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크기에 '딱' 맞는 시트 마스크를 매장에서 뚝딱 만들어요

중앙일보

입력 2020.10.07 10:59

내 피부 상태를 측정한 후 고민거리에 맞게 즉석에서 화장품을 제조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얼굴 사이즈에 딱 맞는 시트 마스크를 3D 프린터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뷰티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개인화·맞춤화’ 화장품이다. 이런 트렌드는 정교한 제품을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지만, 소비자들이 맞춤 화장품 만드는 과정 자체를 특별한 경험으로 여기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화장품도 개인화·맞춤화 트렌드
내 얼굴에 맞는 성분?제형·사이즈 선택
특별한 경험 찾는 MZ세대 소비자 겨냥

상담을 통해 내 피부에 딱 맞는 제품을 즉석에서 제조하는 '맞춤형 화장품'이 뷰티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스킨수티컬즈

상담을 통해 내 피부에 딱 맞는 제품을 즉석에서 제조하는 '맞춤형 화장품'이 뷰티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스킨수티컬즈

병원 판매용 미국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수티컬즈’는 최근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세럼인 커스텀 도즈를 출시했다. 피부 전문가와 개별 상담 후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케어를 위한 최적의 성분을 조합해 즉석에서 세럼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가벼운 젤 제형으로 선택할지, 에멀전 제형으로 선택할지 고른 뒤, 주름‧건조함‧칙칙함‧탄력저하 등 피부 고민에 따라 세 가지 성분을 섞어 만든다. 스킨수티컬즈 측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총 128가지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조합이 만들어진다. 피부 측정과 성분 선택, 세럼 제조 모두 즉석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선택한 성분들이 병에 담기고 고속 회전 기계에서 섞이는 모습을 직접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얼굴 사진을 찍은 뒤 크기 및 모양, 눈과 입의 위치 등을 고려해 3D 프린터로 시트 마스크를 즉석에서 만드는 모습. 사진 아이오페

얼굴 사진을 찍은 뒤 크기 및 모양, 눈과 입의 위치 등을 고려해 3D 프린터로 시트 마스크를 즉석에서 만드는 모습. 사진 아이오페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는 지난 5월 서울 중구 명동의 ‘아이오페 랩’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정밀한 피부 측정 및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 화장품 및 피부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얼굴형과 피부 고민에 맞는 시트 마스크를 즉석에서 제조,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3D 마스크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을 찍어 얼굴형, 눈‧입의 크기나 모양을 측정하면 3D 프린팅 기술로 마스크가 만들어진다. 피부 고민에 맞게 이마와 턱에는 트러블 케어 성분을, 볼에는 보습 성분을 넣을 수도 있다. 맞춤형 세럼 ‘랩 테일러드 세럼’도 있다. 설문과 첨단 촬영기기 등을 통해 개인별 피부 타입을 정밀 진단한 후 제형 4종류와 성분 5종류 중 맞는 것을 골라 즉석에서 배합한다.

맞춤 화장품의 특징은 피부 고민에 맞는 성분들을 조합해 최적의 효능을 구현한다는 점이다. 사진 톤28

맞춤 화장품의 특징은 피부 고민에 맞는 성분들을 조합해 최적의 효능을 구현한다는 점이다. 사진 톤28

나만을 위한 화장품, 내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그것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개인화·맞춤화’ 화장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 화장품 제조 기술에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의 제조 기술이 더해져 가능한 일이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톤28’은 즉석 제조는 아니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맞춤 화장품을 제안하는 대표적 사례다. 제품 신청을 하면 전문가가 집으로 방문해 피부 측정을 한 뒤 진단 결과에 맞게 나만을 위한 제품을 보내준다. 기존 회원들의 피부 측정 데이터와 기후에 따른 피부 변화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하는 데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 앞서 소개한 ‘아이오페 랩’에선 보다 정확한 상담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기도 한다. 입 안 상피세포를 채취해 피부 유전자 13종과 건강 유전자 13종, 총 26개의 유전자를 분석해 피부 건강 관리 방법을 알려준다.

만들어진 제품을 단순히 고르는 게 아니라, 제품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맞춤형 화장품의 장점이다. 사진 아이오페

만들어진 제품을 단순히 고르는 게 아니라, 제품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맞춤형 화장품의 장점이다. 사진 아이오페

기성복보다 맞춤복이 고급스러운 선택으로 여겨지듯 맞춤 화장품 역시 기성 화장품에 비해 특별한 느낌을 준다. 성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맞춤형 화장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특별한 경험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김민주 스킨수티컬즈 마케팅 담당자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제품을 단순히 고르는 것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원하는 성분을 병에 담고, 고속으로 회전시켜 섞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계. 사진 스킨수티컬즈

원하는 성분을 병에 담고, 고속으로 회전시켜 섞는 과정을 보여주는 기계. 사진 스킨수티컬즈

맞춤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수집되는 수많은 피부 정보는 쌓일수록 보다 나은 신제품을 만들기 위한 값진 정보가 된다. 화장품 업계의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맞춤형 화장품 분야가 주목받는 이유다. 관련 법규도 발맞춰 정비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3월부터 ‘맞춤형 화장품 판매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를 육성하는 자격시험 등도 신설했다.

박준수 톤28 대표는 “나만을 위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서 향후 5년 내 맞춤 화장품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스킨수티컬즈의 커스텀 도즈를 병원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김홍석 청주 와인 피부과 원장도 “화장품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개인화된 정보를 활용해 보다 정확한 조언과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큰 흐름이 됐다”며 “맞춤형 화장품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경험치가 쌓이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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