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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세대 민주화운동 전형 합격 18명…의·치대도 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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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정부 들어 연세대 수시모집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응시해 합격한 신입생이 1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 기회균형 전형이 민주화 운동 인사 자녀 특혜 전형이 아니냐”(인터넷 카페 등)는 논란을 계기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확인한 결과다.

국가유공자·다자녀가정 배려 전형 #작년엔 치의예과 1명 뽑는 데 합격 #곽상도 “부모가 누구인지 밝혀야” #해당 전형 전남대·성공회대도 운영

기회균형 전형(수시모집)은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5·18 민주유공자, 다자녀 가정 자녀 등이 지원 가능한 사회공헌·배려 전형이다. 연세대는 2012학년도부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과 그 자녀도 이 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곽 의원은 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제출한 ‘연세대 민주화 운동 관련 기회균형선발 전형 현황’을 공개했는데, 여기엔 서울캠퍼스 2017~2020학년도, 원주캠퍼스(미래캠퍼스) 2014~2020학년도 관련 합격자 수 및 학과가 기재돼 있다.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캠퍼스 [중앙포토]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캠퍼스 [중앙포토]

전형 학년도 별로 보면 2017학년도에는 민주화 운동 관련 응시자 중에서 서울에서 2명(국문과, 경영학과)이 합격했다. 원주에선 국문학과에서 1명을 뽑았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8학년도 전형(2017년 말 진행)에선 서울캠퍼스 10명, 원주캠퍼스 2명을 선발해 수가 크게 늘었다. 서울은 국문학과 2명, 영어영문학과 1명, 응용통계학과 1명, 경영학과 2명, 신학과 1명, 정치외교학과 1명, 행정학과 1명, 사회학과 1명을 합격시켰고 원주는 자연과학부에서 2명을 뽑았다.

2019학년도 전형에선 서울캠퍼스의 경영학과, 사회학과, 화학과, 기계공학과에 각각 1명씩 입학했고, 원주에선 간호학과에서 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가장 최근인 2020학년도 전형에선 서울캠퍼스 치의예과에서만 1명이 합격했다. 당시 기회균형 전형을 통해 치의예과 학생 1명을 선발했는데, 합격생이 민주화운동 관련 자격으로 응시했던 수험생이었다.

원주캠퍼스는 2014~2016학년도 전형결과도 제공했다. 2014·2015학년도는 민주화 운동 관련 합격자가 없었고 2016학년도에는 의예과에 1명이 합격했다. 서울캠퍼스 관계자는 “2017학년도 이전 전형 자료는 법에 따라 폐기돼 자료가 없다”고 곽 의원실에 밝혔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곽 의원은 “수시모집이라는 게 서류 평가와 면접만으로 뽑는 건데 민주화 운동 관련자라는 게 무엇이기에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없이 자녀에게 이렇게 특혜를 주는지 모르겠다”며 “대입 사이트 등에서 논란거리가 되는 만큼 연세대가 떳떳하다면 합격생과 그의 부모가 누구인지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측은 설명자료를 통해 “지원 자격이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지원자격 심사와 서류 및 면접 평가를 분리해 실시하고 있다”며 “평가자는 평가 대상자가 어떤 지원 자격을 갖춘 학생인지는 알 수 없으며, 학업성적과 논리적 사고력 위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를 우대하는 대학입시 전형은 현재 연세대 외에 전남대, 성공회대 등에서도 운영 중이다.

◇‘민주화운동’ 관련자=김대중 정부 때인 2000년 8월 행정안전부 산하에 설치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 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심의해 결정(인증서 발급)한다. 생활지원금 등이 지급되고 복직·복학 권고서도 나온다. 근거 법률인 민주화 보상법에 따르면 1964년 이후 민주화 운동 중 사망했거나 행방불명, 상이를 입은 자, 유죄판결을 받거나 해직, 학사징계를 받은 사람 등이 심의대상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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