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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코나EV 소유주에 "화재원인 분석중, 불편 끼쳐 죄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7월 28일 강원도 강릉시 한 사무실 옆 노상에서 주차 중이던 코나EV 차량 한대가 불타고 있다. 당시 차량 뒷편 바퀴와 트렁크가 심하게 불탔다. [강릉소방서]

지난해 7월 28일 강원도 강릉시 한 사무실 옆 노상에서 주차 중이던 코나EV 차량 한대가 불타고 있다. 당시 차량 뒷편 바퀴와 트렁크가 심하게 불탔다. [강릉소방서]

최근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EV)에 대해 현대차가 코나 EV 소유주들에게 사과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 코나 EV는 현대·기아차의 간판 전기차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대차는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2018년 생산을 시작한 코나 EV는 지금까지 국내서 3만1841대, 해외에서 9만37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지난 5일 코나 EV 소유주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불편함을 끼쳐 사과한다"며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발생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또 "조치 방안을 마련해 유효성 검증을 진행할 예정으로, 10월 중 안내문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코나 EV 차량이 불에 탔다. 코나 EV 화재는 2018년 5월 이후 국내에서 열 번째, 수출 차량까지 합치면 열두 번째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현대차는 화재 원인에 대해 공식 입장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전문가에 따르면 배터리팩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4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코나 EV 2건의 화재에 대해 국과수는 "차량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팩 어셈블리(결합품) 내부에서 전기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단 "발화 원인을 한 가지로 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배터리? 시스템? 화재 원인 분분   

전문가 의견도 분분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다른 전기차보다 코나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는 건 코나 전기차의 시스템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코나 차량의 충전이나 방전 등 시스템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자체가 화재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국자동차공학회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확률이 문제지, 언제든 화재사고의 위험성이 있다"며 "보급된 숫자 대비로 이 정도의 화재사고는 확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항구한국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전기차 화재사고는 내연기관 차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공정상 배터리 셀의 문제인지, 배터리팩 생산 과정의 문제인지를 밝혀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전체 화재 확률 0.02%, 코나 0.01%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사고는 22건이다. 전기차 보급 숫자가 약 10만대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0.02%다. 지난해 전체 차량 화재사고는 4710건으로 전체 보급 대수(약 2400만대)의 0.02%다. 지금까지 공개된 코나 EV 화재사고는 12건이므로, 전체 보급 대수(약 12만대)의 0.01%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코나 EV와 유사한 배터리 시스템을 갖춘 기아차 니로 EV는 아직 화재 사고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배터리셀에 주목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두 차가 시스템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있을 소지가 70%가량"이라며 "배터리가 완충된 이후 방전이 되는 과정에서 과전류가 흐르고 열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

"리튬이온 화재 위험성 상존"   

전기차 배터리 업계도 코나 EV 화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코나 EV엔 LG화학의 'NCM 622(니켈·코발트·망간 6:2:2)' 배터리가 들어간다. 반면 니로 EV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한 'NCM 811'과 'NCM 523' 이 들어간다. 또 SK이노베이션 체코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현대차가 유럽에서 만든 코나 EV에도 들어간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나 전기차 화재에 대한 입장은 현대차로 일원화하기로 했다"며 "현대차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유럽에서 생산한 코나 EV 1만220대와 국내와 해외에서 생산한 니로 EV 3만8000대는 아직 화재 사고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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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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