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만 1000원. 국내 고등학교 1학년생을 둔 학부모가 쓰는 수학 사교육비(2019년 기준)다. 영어(월 12만 2000원)를 크게 앞선 단일과목 1위다. 그만큼 수포자(수학 포기자) 위기에 처한 학생이 많다는 얘기다.
매스프레소는 이런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앱 ‘콴다’는 수학 문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서 올리면 5초 안에 풀이를 찾아준다. 2016년 2월 출시 이후 글로벌 1500만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문제풀이 건수는 최근 누적 10억건을 돌파했다. 일본·베트남·태국 등 해외에서도 인기다. 국내(135만명)보다 해외(345만명)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더 많다.
이종흔(29) 매스프레소 대표(공동창업자)는 지난달 23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수학 문제를 풀다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은 욕구는 만국 공통”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비대면 수업이 확산하면서 이용자가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됐다.
- 해외 이용자 반응이 좋다.
- 2018년 말 일본을 시작으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싱가포르 등 6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베트남 이용자가 급증해 현지 지사도 세웠다. 베트남 초중고 학생 인구가 약 1000만명인데 매월 100만명이 콴다를 쓴다. 태국에서도 앱 마켓 1위를 차지하는 등 반응이 좋다.
- 해외에서도 통한 이유는.
- 나라마다 언어도 교육환경도 제각각이지만, 수학공부에 도움 받고 싶은 건 비슷하다. 우리의 핵심 경쟁력은 광학 문자 인식(OCR) 기술이다. 이미지에서 수식을 읽어내고 그에 맞는 풀이를 데이터베이스(DB)에서 정확하게 찾아내는 게 핵심이다.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학구열이 높은 아시아권 학생에게도 같은 해결방식이 도움됐다.
- 구글·네이버 등 일반 검색엔진과 차이는.
- 일반 검색엔진은 수식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텍스트 검색창에 '2019년 수능 30번 문제'라고 치면 결과가 잘 나오지만, 수식을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수식을 이미지로 검색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광학문자인식 방식의 검색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 4년간 서비스하면서 1200만 개 이상의 수학 문제풀이 DB를 구축했다. 문제별로 정확한 풀이가 검색되는 비율이 70% 이상이다. 나머지는 조금 다른, 유사문제 풀이가 나온다.
- 수학 문제를 만든 사람의 저작권 침해는 없나.
- 문제 사진을 직접 노출하지 않고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 또 콴다 앱 안에서 문제를 추천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이 확보된 문제만 추천한다. DB의 문제풀이는 모두 무료다. 이걸로 상업적 이익을 취하지는 않는다.
- 무료로 문제풀이를 검색해주면 돈은 어떻게 버나.
- 현재는 어려운 문제를 선생님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유료 서비스로 번다. 한국에 5000명, 글로벌 5만 명 가량의 수학교육 강사들이 우리 플랫폼에서 활동 중이다. 올해 안에 특정 문제를 틀린 학생이 풀어보면 좋을 수학 문제를 추천해주는 유료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 수학문제는 혼자 힘으로 풀어야 실력이 늘지 않나.
- 검색엔진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학부모가 구글 검색으로 공부가 될 지 의심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학생이 구글이나 유튜브로 관련 강의를 찾아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한다. 교육 방식이 변했다. 콴다가 문제풀이를 제공하지만, 해당 문제를 풀기 위해 알아야 할 개념과 유사 문제를 함께 추천하기 때문에 오히려 폭넓은 학습을 할 수 있다. 매스프레소의 목표는 학습 의지가 있는 학생에게 학습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콴다를 통해 막힌 부분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콘텐트를 제공받는 방식의 공부법이 모바일 시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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