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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거장 겐조, 코로나에 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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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겐조

겐조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高田賢三·사진)가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81세.

AF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겐조가 프랑스 파리 인근 뇌이쉬르센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겐조는 파리 패션계에서 성공한 최초의 동양인 디자이너다. 1939년 일본 효고현 히메지에서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고베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지만,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도쿄로 건너가 분카패션대학의 첫 남자 신입생이 됐다. 졸업 후 1965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패션 브랜드 ‘레노마’에서 스타일리스트로 일했고, 197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겐조(Kenzo)’를 설립했다.

우리에게는 양귀비꽃이 그려진 유려한 곡선의 향수병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겐조는 이후 여성·남성용 패션과 뷰티 등을 아우르는 거대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특히 겐조는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동서양의 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섞어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주로 꽃과 새, 호랑이 등 동양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자연물을 서양식으로 화려하게 채색해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창조했다.

1993년 자신의 브랜드를 세계적인 럭셔리 회사 LVMH에 약 8000만 달러(약 930억원)에 매각한 겐조는 1999년 패션계 은퇴 선언 후 은인자중하는 아티스트로 지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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