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산물 서울 안가고 지역에 곧바로"…충남 발 농산물 '유통혁신'

중앙일보

입력

충남 예산군 신례원면에서 30년 이상 쪽파를 재배하고 있는 지재순(61)씨는 지금까지 쪽파를 수확하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팔거나 농산물 수집상에 넘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곧바로 예산농협에 넘긴다. 예산농협에서는 지씨 등 지역 농민이 생산한 쪽파를 비슷한 등급의 상품끼리 선별해 포장한다. 이렇게 포장한 쪽파는 충남지역 하나로마트나 롯데마트에 납품한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왼쪽)이 충남 부여군 굿뜨래 로컬푸드 종합유통센터를 방문해 적극행정 우수사례인 '농산물꾸러미 공급'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서종 인사혁신처장(왼쪽)이 충남 부여군 굿뜨래 로컬푸드 종합유통센터를 방문해 적극행정 우수사례인 '농산물꾸러미 공급'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가 "유통비 절감으로 소득 증대 기대" 
 지씨는 2400㎡의 밭에서 쪽파를 재배해 연간 2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가락동농수산물시장으로 가지 않고 지역에서 곧장 팔면 유통비(가격의 10~20%)를 절감해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 '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 구축 #서울 거치던 6단계 유통구조를 4단계로 #

 충남도가 지역 농산물을 서울 등 다른 지역을 거치지 않고 도내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는 ‘충남농산물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구축,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로컬마트 공급체계의 목표는 유통체계를 단축해 농가는 유통비를 절감하고 소비자는 품질 좋은 농산물을 좀 더 싸게 공급받게 한다는 것이다.

 "농민농협유통센터로컬마트(소매)소비자 4단계로 축소"
 로컬마트 공급체계에 따르면 종전 농민·수집상·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소매·소비자 등 6단계이던 유통구조가 농민·농협유통센터·로컬마트(소매)·소비자 등 4단계로 축소된다. 산지 농협을 통해 도내 하나로마트 30곳과 충남·대전 롯데마트 8곳에 농산물을 공급한다.

 충남도 관계자는 “농민들이 직접 하던 농산물 포장과 납품을 농협이 대신해 주기 때문에 유통구조가 단순해져 비용이 적게 들고, 제값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우선 쪽파·마늘·깻잎·표고버섯·토마토 등 28개 품목 농산물을 로컬마트 공급체계를 통해 판매한다.

충남 금산군 만인산농협에서 깻잎을 포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금산군 만인산농협에서 깻잎을 포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도는 그동안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을 추진해왔다. 지역 농협이 농산물을 수집해 출하하는 이른바 ‘산지 조직화’를 추진하고, 로컬푸드 활성화와 학교급식 지역농산물 공급 확대 등을 해왔다. 충남도 농식품유통과 서은숙 팀장은 “농가별로 각자 출하하는 비중(84%)이 높아 농산물 수급조절이 어렵고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일이 되풀이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충남도는 2013년 7월 농산물유통과를 신설하고 ‘충남도 농산물 통합마케팅 육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또 농업인과 농협 직원 등을 상대로 공동선별과 공동출하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참여를 독려했다.

 또 충남도는 농산물 공동 브랜드인 ‘충남오감’을 만들었다. ‘신선함·맛·향·촉감·시각 등 소비자의 오감을 사로잡자는 의미에서 ‘충남오감’으로 정했다. 2014년 1월부터 깻잎·고구마 등 30여 가지 농산물을 이 브랜드로 팔고 있다.

 충남도는 거래처로 대형 할인매장을 개척했다. 2015년 이후 이마트, 홈플러스와 GS리테일 등에 일부 충남농산물을 납품해왔다. 충남도 관계자는 "전국의 대형 할인매장에 일부 농산물을 공급해 오다가 이번에는 지역 할인매장에 곧바로 공급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홍성=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