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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매일 똑같은 하루가 지나가는 가운데 축축하게 스며드는 공포

중앙일보

입력

54일(중부지방 기준)간 계속되며 1973년 관측 이래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긴 장마에 태풍이 이어지며 덥다기보다 축축했던 올여름. 그 질척이는 일상을 소설로 옮긴 듯한 작품들이 이번 제6회 소년중앙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을 휩쓸었습니다. 소중 친구들이 한 글자 한 글자 풀어낸 많은 작품 중에서도 평소와 다르지 않은 날들에 섬뜩함을 가미하는 솜씨를 발휘한 글들이 좋은 평가를 받았죠. 우수작으로 선정된 세 사람(작가 이름 가나다순)의 작품 소개와 수상 소감을 공개합니다. 공모전에 참가한 소년중앙 독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심사위원=이규승 온우주 출판사 대표·전홍식 SF&판타지도서관 관장, 정리=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발표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한 줄 줄거리 

때때로 휴대전화로 들어오는 스팸 문자 속 링크를 눌러본 적 있나요.

작가가 말하는 이 작품  

이 소설은 주인공 '나'가 러시안 룰렛 게임에 관한 스팸 문자를 클릭해, 러시안룰렛 게임에 참가하는 이야기입니다.

수상 소감

솔직히 호러는 한 번도 쓴 적이 없어서 걱정이 됐는데, 끝까지 완성해 뿌듯해요. 거기다 공모전 수상까지 해 기쁩니다.

심사평

누구나 무서워할 만한 계기로 공포 상황을 이어가는 것이 탁월합니다. 특히 부모님이 주인공을 무시하고 나가는 지점이 감정을 고조시켜요. 마지막 부분 두 번째 서스펜스의 박자를 늦춰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완성도 측면에서 좋았을 겁니다. -이규승 심사위원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한 줄 줄거리

학원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갑자기 보이지 않는 존재에게 칼을 맞는 소녀를 만난다면.

작가가 말하는 이 작품   

만약 당신이 당신의 눈앞에서 친구의 죽음을 목격했는데, 그 친구의 존재를 그동안 몰랐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우리 주변인의 존재를 그대로 잊고, 그들은 그대로 죽어버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피 튀기는 잔혹한 장면보다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을 쓰고 싶었죠. 주인공의 섬뜩함과 현실을 부정하고픈 마음, 그리고 내가 그다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수상 소감

소년중앙 공고를 처음 본 뒤 호러·추리라는 장르에 처음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디 겁이 많아 호러·추리물을 잘 읽지 못하는 저에게는 꽤나 큰 도전이었죠. 글을 쓰고, 다듬고, 보낸 뒤에는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수상이라니, 메시지를 읽는 내내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 SNS가 아닌 다른 곳에 처음 작품을 낸 것이었는데, 작가라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작품을 뽑아 주신 소년중앙 심사위원단 분들과 공모전 주최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심사평

미스터리와 호러를 결합해 잘 구성한 작품이에요. 시작부터 강하게 치고 들어가는 게 훌륭합니다. 수수께끼의 실마리가 풀려가며 공포가 증가하다가 호러다운 결말로 적절히 마무리하는 등 도입-전개-결말 모두 독자를 끌어가는 솜씨가 남다릅니다. 복선을 흘리면서도 조금씩 독자 예상을 벗어나는 연출이 볼 만하네요. -이규승 심사위원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수상작

한 줄 줄거리

중학생이 되어 얼마든지 혼자 잘 수 있는 데도 하린이가 혼자 못 자는 이유는.

작가가 말하는 이 작품  

어느 날, 한밤중에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 무서워하던 주인공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이웃집 어디에도 아기가 살지 않는데도 한밤중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자 주인공은 두려움에 떨지만, 아빠는 한밤중에 고양이 울음소리가 아기 울음소리로 들리는 것이라며 주인공을 안심시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주인공은 아빠와 함께 이웃집에 찾아가 엄청나게 소름 돋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옆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는 며칠 전에 죽었고, 노부부가 살고 있던 아랫집에는 차갑고 수상한 인상을 가진 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에 엄청난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 주인공 가족은 결국 이사를 가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수상 소감

평소에 상상하는 것과 그것을 글로 써내는 것을 좋아해요. 이번 공모전에 글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제가 뽑힐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상 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첫 공모전 수상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앞으로 제 꿈을 이루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심사평

실화일까요? 흔히 겪을 수 있는 ‘주변 소음’을 무서운 이야기로 잘 연결한 작품입니다. 다른 공모작과 달리 초현실적인 공포 요소가 적고, 일상에 가까운 느낌이지만, 그만큼 설득력이 있고 정말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전해집니다. 중간에 ‘별일 아니군’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반전 요소도 잘 넣었다고 생각되네요.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지만, 그로 인하여 상상을 더하는 여운이 더욱 마음에 듭니다. -전홍식 심사위원

소년중앙 제6회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총평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던 재미있는 공모전이었습니다. 정말로 무서운 이야기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점도 있었죠. 여러 번 이야기를 읽으며 한 작품을 선정했지만, 나머지 작품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 공모전처럼 유령 살인 같은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은 게 눈에 띕니다. 어떤 인과 관계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뭔가가 찾아오고 갑자기 목숨을 위협받는다는 상황. 영문을 알 수 없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은 공포물에서 흔한 연출입니다. 그만큼,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겠지요. 괴담이라는 것은 ‘무서운 상황’ 그 자체보다도 무서운 분위기로 이끌어가는 연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홍식 SF&판타지 도서관 관장

소년중앙 호러·추리 단편소설 공모전 심사위원단 추천 작품

『구스범스』
R L 스타인이 1992년부터 집필한 공포 작품. 본편만 60권 넘는 시리즈물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 책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으며, TV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됐다. 항상 다른 주인공과 배경에서 벌어지는 괴담으로, 매번 비슷한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도 긴장감이 빠지지 않고 깜짝 놀라면서 무섭게 만드는 결말이 매력적이다. 아이들이 지켜야 할 무언가에 대한 교훈도 담겨 있지만, 다채로운 상황에서 등장하는 괴물이나 유령, 온갖 아이템으로 흥미를 끌며 다음 이야기를 계속 펼치게 만든다. 미국을 무대로 한 만큼 한국과는 조금 다르지만, 세계 어디서든 무서운 이야기는 통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추리탐정학교』
프랑스에서 나온 어린이 탐정 이야기. 블랭죄네스 출판사가 펴낸 ‘탐정학교’ 시리즈다. 특별활동 시간에 탐정 수업을 받으며, 학교의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소년 소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단서를 찾아내고 활용하는 방법이나 용의자와 대화를 나누는 방법처럼, 실전적인 탐정 활동의 비결을 잘 연출했다.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도 한 명의 탐정이 되어 사건을 추리하고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단서를 찾아내고 여러 가지 상황을 엮어서 사건을 풀어내는, 추리 이야기의 기본적인 요소를 잘 엮어냈기 때문에 나만의 추리 이야기를 펼쳐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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