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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국감장 발칵 뒤집었는데…"윤석열, 이번엔 곤욕 치를듯"

중앙일보

입력

추석 이후 7일부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검찰총장 신분으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감장에 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검찰총장 윤석열의 두번째 국감

윤석열 검찰총장은. 우상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우상조 기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12일, 대검찰청은 22일에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26일엔 법무부, 대법원, 헌법재판소, 법제처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가 진행된다.

이중 주목받는 건 대검찰청 국정감사다. 야권 대선후보 1위로 떠오른 윤 총장에게 여권의원들이 날 선 질문들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주로 윤 총장 장모 최모씨 고발 사건, 취임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의 갈등,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연루 의혹, 그리고 기타 정권 수사 관련 내용 질의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총장은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말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족 관련 검찰 수사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윤 총장과 아내 김건희 코바나콘텐츠 대표, 장모 최씨 등이 고소ㆍ고발된 사건을 형사1부에서 형사6부(부장 박순배)로 재배당하고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침묵 유지하는 윤, 반격 나선 추

고 김홍영 검사 사무실을 찾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고 김홍영 검사 사무실을 찾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윤 총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질의를 받는 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로 현 정권과 갈등을 빚은 이후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두문불출해왔다.

올 추석에도 그는 침묵을 지켰다. 연휴 첫날이었던 지난달 30일 상관의 폭언ㆍ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의 사무실을 찾은 추미애 장관의 행보와 대비된다. 추 장관은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어떤 객관적 검증이나 사실 확인도 없이 단지 정쟁의 도구로 삼은 무책임한 세력들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반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7년 전 국감장 발칵 뒤집어…이번에는

일각에선 윤 총장이 다시 한 번 ‘작심 발언’을 내놓지 않을까 추측한다. 2013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이던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해 국정감사장을 발칵 뒤집어놓은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된 마당에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며 당시 박근혜 정권과 검찰 간부들로부터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로 폭로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도 남겼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 2013년 당시 법사위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위원들로부터 보고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여주지청장이 지난 2013년 당시 법사위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검찰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위원들로부터 보고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있다.

실제로 주변 측근들에 따르면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침해받는 데 대한 상당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3일 윤 총장은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현 정권을 에둘러 비판했다. 권력 수사를 한 뒤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 대해 윤 총장이 작심 발언을 했다는 후문이 들렸다.

한 검찰 간부는 “이번 국감에서도 각종 정치적 공세가 쏟아질 것을 총장도 당연히 예상하고 있지만 장모 의혹 등에 본인이 관여한 게 없다는 확신이 뚜렷해 딱히 걱정은 안 한다”며 “평소처럼 나가서 답변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검사는 “자신의 측근인 대검 간부들이 있었던 지난 국감과는 달리 이번엔 윤 총장을 든든하게 받쳐줄 주위 사람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며 “윤 총장이 곤욕을 좀 치를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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