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130㎞ 달려가 충전한다”…수소차는 662대인데 충전소는 1곳

중앙일보

입력 2020.10.04 18:00

강원도 주민 “수소 충전하려 수도권 간다”

지난해 5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방향)를 방문, 업무용 관용 수소차에 수소를 충전하고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5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방향)를 방문, 업무용 관용 수소차에 수소를 충전하고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강원도 춘천시에 사는 최모(33)씨는 올해 초 수소전기차를 산 뒤 연료를 충전할 때마다 발을 구르고 있다. 한번 충전하면 600㎞를 달리는 수소차를 사놓고도 춘천에는 수소 충전소가 없어 100㎞가 넘는 원거리 충전소를 오가야 해서다.

강원도 ‘수소차 보조금’ 집행률 61% 최고
충전소 확충 지지부진, ‘원정 충전’ 불만
도내 유일 삼척 충전소 절반만 충전 가능

 최씨는 “강원도에는 충전소가 없는 탓에 일주일에 한 번씩 왕복 130㎞ 거리인 경기 하남시로 가 수소를 넣고 온다”며 “8월에 충전소가 생긴다는 말만 믿고 차를 샀는데 언제쯤 충전소가 생길지조차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강원도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 600대가 넘는 수소차를 보급해 놓고도 정작 충전 인프라 구축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도내에 보급된 수소차는 662대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춘천이 300대로 가장 많고, 삼척 146대, 원주 119대, 속초 60대, 횡성 20대, 동해 7대, 철원 5대, 고성 4대 등이다.

 하지만 수소차 운행에 가장 중요한 기반시설인 수소 충전소는 강원도를 통틀어 삼척에 단 1곳이 있다. 이마저도 고압 충전방식이 아닌 중압 충전방식이어서 최대 55%만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고압 충전소에서 1회 충전 시 최대 800㎞를 주행할 수 있는 연료를 주입할 수 있다면 중압 방식에서는 430∼440㎞의 거리만큼만 충전할 수 있다.

수소차 보조금 4250만원 전국 최대

수소 충전소

수소 충전소

 지난해 수소차를 산 박모(32)씨도 충전소 이용에 대한 불편을 호소했다. 박씨는 “삼척에 설치된 수소 충전소는 완충이 불가해 수도권을 오가고 있다”며 “먼 거리를 달려 도착한 충전소가 설비 이상으로 문을 닫는 바람에 서울에 차량을 그냥 두고 온 적도 있었다”고 했다.

 당초 강원도는 수소 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보고 친환경 차량인 수소차 보급에 공을 들였다. 정부가 주는 수소차 보조금을 이미 집행한 비중이 60%를 넘는 곳도 전국에서 강원도(61.6%)가 유일하다. 강원도는 수소차와 관련된 정부 보조금 223억4000만원 중 158억5000만원을 집행했다. 시·도별 수소차 보조금 집행 비율은 전남 54%, 대전 39.2%, 서울 28.2%, 부산 19.7%, 세종 17.9% 등이다.

 수소차 구매자에게 주는 보조금을 높게 책정한 것도 강원 지역의 수소차 보급률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원도는 수소차 1대 당 소비자에게 425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는 수소차 가격의 절반 이상 규모이며, 전국 최고 수준이다. 강원도는 수소차 보급을 연말까지 961대로 늘린 후 2021년 1300대, 2022년 1833대, 2023년 1915대까지 확대해갈 계획이다.

"연말까지 수소차 300대 더 늘릴 것"

지난 5월 강원 삼척시청 주차장에서 공공용 수소차 시승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강원 삼척시청 주차장에서 공공용 수소차 시승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강원도 입장에선 수소차 운행에 필수 시설인 수소 충전소가 1곳에 불과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현재 전국에는 총 37곳의 수소 충전소가 운영 중이다. 강원도에 이어 수소차 보급률이 두 번째로 높은 전남은 2곳, 보급률이 절반 수준인 충북도에도 2곳이 운영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2018년부터 8곳의 수소 충전소 건립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에 부딪혀 설득 작업을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한국도로공사에서 추진하는 도내 3곳의 충전소 중 중앙고속도로 춘천휴게소는 연내에, 나머지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와 서울양양고속도로 내린천휴게소 등 2곳은 내년 건립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춘천=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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