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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게임실패' 인증샷…추석 연휴 마지막날 곳곳 북적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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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우림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우림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1층의 한 명품 매장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매장 안에 손님이 몰리자 입장 인원수를 제한했다. 20분간 대기 줄에 서 있던 김모(31)씨는 “연휴 내내 집에 있다가 너무 갑갑해서 나왔다. 마지막 날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기다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명품 매장 사정도 비슷했다. 출입문에 ‘대기 18팀’이란 안내 문구가 적혀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놓으면 차례가 왔을 때 연락을 준다”며 “평일에는 이 정도로 대기가 많지 않다. 오늘 손님이 좀 몰려서 지금 예약하면 1시간 30분 정도 대기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의 한 명품매장에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우림 기자

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의 한 명품매장에 입장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우림 기자

인근 백화점 지하 1층 식품 전문관에도 점심시간을 맞아 식사하는 손님으로 북적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목적으로 일부 테이블에 앉지 못한다는 문구가 놓여 있었다. 하지만 여러 명이 합석할 수 있는 대형 테이블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식사하고 있었다. 7살 난 아이와 함께 백화점을 찾은 이모(32)씨는 “인근에 살아서 점심을 먹으려고 잠깐 나왔는데 손님이 많아 포장해서 집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롯데월드 늘어선 입장객

4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 채혜선 기자

4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입장을 기다리는 행렬. 채혜선 기자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는 막바지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 정문 앞에는 입장 시작 1시간만인 오전 11시 40여명의 사람이 입장을 위해 기다렸다. 매표소와 출입문 주변에는 '주변 손님과의 간격을 2m 유지해 달라'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대기자가 몰리며 입장객들 사이 간격은 1m도 채 되지 않았다. 매표소 한 직원은 “그래도 다른 주말보다는 사람이 적은 것 같다”면서 “전날(3일)엔 오후 6시까지 입장 대기 선에 사람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여의도 한강공원도 북적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배달음식을 먹고 있다. 이우림 기자

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배달음식을 먹고 있다. 이우림 기자

한강 공원에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은 돗자리를 펴고 배달음식을 먹는 이들로 가득 찼다. 공원 일부 구역에는 수도권 거리 두기 2.5단계 연장에 따라 일부 밀집지역을 통제한다는 문구와 함께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테이프로 둘러싸인 지역을 제외한 공간에는 피크닉 인파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자친구와 한강 공원을 찾은 박모(22)씨는 “서로 거리를 두고 띄어 앉았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적다고 본다. 코로나가 장기화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집에만 있으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공원 주변을 돌며 방역 수칙 이행 여부를 점검하던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 내려온 이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오늘 방문자가 적은 편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거리를 두라고 하고 마스크를 끼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많이 우려된다”면서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고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니까 단속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지막 연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마지막 연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이날 정오쯤 올림픽공원 남 4문 주차장 관계자는 “180여석을 주차할 수 있는 이 주차장도 자리가 10여대밖에 남지 않았다”며 “전날엔 완전히 만차였다. 날씨도 좋고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사람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공원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공원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감염을 우려해 체육시설이나 놀이터 등을 폐쇄했지만, 주변으로 사람들이 캠핑 의자 등을 가지고 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자녀 2명과 이곳을 찾은 한 40대 남성은 “멀리는 못 가니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인근 공원으로 놀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SNS에는 놀이공원과 한국민속촌 등을 다녀왔다는 인증 글과 함께 ‘#눈치게임대실패’란 해시태그가 잇따라 올라왔다. 눈치게임은 차례대로 숫자를 외치되, 다른 사람과 동시에 같은 숫자를 외치면 걸리는 식이다. 눈치게임 규칙처럼 사람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나갔더니 예상외로 사람이 몰린 상황을 재치있게 풍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놀이공원 대기시간이 70분~120분 정도 걸린다는 글이 올라왔고 “누구는 집콕하고 누구는 마음대로 놀러 다닌다” “나만 집콕하고 있었구나”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우림ㆍ채혜선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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