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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절반 “졸업해도 백수”…대기업 원하지만 현실은 중소기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석 명절 연휴인 3일 수도권 한 대학 캠퍼스에 취업 관련 정보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소아 기자

추석 명절 연휴인 3일 수도권 한 대학 캠퍼스에 취업 관련 정보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소아 기자

졸업해도 절반 이상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대학가를 뒤덮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취업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올해 졸업생 예상 취업률은 44.5%로 과반이 넘는 55.5%가 직업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14~2018년 전국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실제 취업률이 62.6~64.5%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예상 취업률 44.5%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다.

자료: 한경연

자료: 한경연

대학생 10명 중 약 8명(75.5%)은 올해 대졸 신규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의 46.1%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취업 난이도가 ‘작년과 비슷하다’는 9.1%,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특히 과반이 넘는 56.8%가 올해 하반기 취업환경이 상반기보다 더욱 악화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 어려움의 이유로는 ‘채용기회 감소로 인한 입사경쟁 심화(38.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체험형 인턴 등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25.4%)’ ‘단기 일자리 감소 등 취업준비의 경제적 부담 증가(18.2%)’ ‘심리적 위축 가중(17.4%)’ 등의 순이었다.

취업예상 중소기업 급증, 대기업 급감

자료: 한경연

자료: 한경연

취업을 원하는 곳과 실제 취업 가능한 곳도 차이를 보였다. 대학생들이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은 ‣공기업(21.5%) ‣대기업(16.8%) 정부(공무원)(16.8%) ‣중견기업(15.6%) ‣중소기업(11.8%) ‣외국계기업(9%) ‣금융기관(3.9%)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은 ‣중소기업(25%) ‣중견기업(19.1%) ‣공기업(16%) ‣정부(공무원)(15.9%) ‣대기업(8.6%) ‣외국계기업(6%) 순이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보면 중소기업의 취업 예상 비중이 7.7%포인트 올라 가장 많이 증가한 반면, 대기업은 6.2%포인트 떨어져 가장 많이 감소했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30대 대기업 가운데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대비 줄어든 곳은 17곳으로 늘어난 기업(13곳)보다 많았다.

비대면 채용 ‘긍정적’ 50.6%  

최근 확산하고 있는 비대면 채용에 대해서는 50.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42.9%)’라는 현실적인 답이 가장 많았지만, ‘채용 진행 단계의 비용과 시간 절약’ ‘채용기회의 공정성 강화’ ‘평가 기준의 객관성·공정성 강화’ 등의 의견도 많았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이유를 살펴보면 ‘대면 방식보다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기 어렵다’는 답이 41.4%로 가장 많았다. 또 ‘부정행위의 가능성 증가’ ‘시험·면접단계의 관리·감독 미흡’ ‘전자기기 고장 또는 네트워크 오류 발생 가능성’등도 단점으로 꼽혔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들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하면서 청년 취업 시장은 그야말로 긴 어둠의 터널에 갇혀있다”며 “청년들의 고용난을 이대로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미래도 없다는 위기감을 갖고 규제 혁파, 고용 유연성 확보 등 기업들의 고용 여력 확충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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