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평중 "권력 아부 유시민보다 광대 나훈아가 소크라테스"

중앙일보

입력 2020.10.02 16:14

업데이트 2020.10.02 16:30

윤평중 한신대 정치철학 교수가 “어용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나훈아가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크라테스 소환하기~나훈아와 유시민’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최근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언급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가수 나훈아씨에 대한 내용이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 모습. [방송 화면 캡처]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 모습. [방송 화면 캡처]

유 이사장은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에 비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계몽군주 (발언을) 가지고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2500년 전에 아테네에 태어났으면 소크라테스를 고발했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소크라테스에 대한 아테네 시민들의 고발에 빗댄 것이다. 나훈아씨는같은 날 KBS를 통해 방송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생방송 공연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질문하는 내용을 가사에 담은 자신의 신곡 ‘테스형’을 불렀다.

이에 대해 “두 유명인이 한가위 명절에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했다”며 글을 시작한 윤 교수는 “소크라테스는 가난과 세속적 평가에 전혀 구애받지 않았고, 세 번 보병으로 참전한 전쟁에서 아군이 세가 불리해 후퇴할 때도 동료들을 추스려 가장 늦게 물러난 담대한 인간이었다. 그는 군중에게 영합하지 않았으며 죽음으로써 지행일치라는 자신의 신념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나훈아 씨는 노래에 삶을 바친 장인(匠人)이자 자유인으로 보인다”며 “권력이나 돈 앞에서도 당당하다. 나훈아가 소크라테스를 ‘형’이라고 부른 게 난 아주 맘에 들었다”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근 유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로 비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근 유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계몽군주'로 비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노무현재단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반면 유 이사장에 대해선 “어용 지식인임을 자부하는 유시민씨와는 달리 소크라테스는 권력에 대한 아부를 경멸했다”며 “소크라테스는 오직 진리추구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당대에 횡행한 궤변과 싸워 정론(正論)을 세우는 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살아있는 권력을 결사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니”라고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윤 교수는 또 유 이사장의 ‘계몽군주’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시민씨는 ‘김정은 계몽군주’설을 옹호하면서 자기가 공부를 너무 많이 한 죄라며 동료 시민들의 무식과 무지를 개탄한다”며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모든 아테네 시민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장안의 지가를 올린 자칭 지식인보다, 광대를 자처하는 한 예인(藝人)이 소크라테스에 훨씬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한다”고 글을 맺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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