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회복하면 러시아 갈 것"… 크렘린 "CIA와 일하는 자"

중앙일보

입력 2020.10.02 10:38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SNS에 독일 샤리테 병원 계단을 자력으로 내려오는 사진을 올리면서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 8월 20일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8일 만에 깨어났다.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SNS에 독일 샤리테 병원 계단을 자력으로 내려오는 사진을 올리면서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지난 8월 20일 독극물 중독 의심 증세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8일 만에 깨어났다. [인스타그램 캡처]

독극물 중독 증세로 독일에서 치료를 받는 러시아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완전히 회복하는 대로 러시아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나발니 슈피겔 인터뷰 "배후엔 푸틴, 회복하면 귀국"
크렘린 "용납할 수 없는 발언... 나발니는 CIA와 협력"

나발니는 1일(현지시간) 독일의 대표적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러시아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정치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에게 내가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는 선물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인사로 반푸틴 운동을 주도해온 나발니는 지난 8월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는 시베리아 옴스크의 병원으로 응급 후송됐고, 이틀 후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7일 샤리테 병원은 나발니가 의식을 되찾았다고 밝혔고, 23일 퇴원했다.

나발니는 자신을 독살하려고 한 이번 사건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이 범죄의 배후에 푸틴이 있다”면서 “다른 방식으론 이 사건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여러 지역을 계속 다니면서 머물고 물을 마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발니 측은 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 탑승하기 전 투숙한 객실 물병에 묻은 신경작용제에 중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나발니가 방문한 호텔 객실 물병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올린 영상에는 노비촉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병이 찍혔다.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나발니가 방문한 호텔 객실 물병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올린 영상에는 노비촉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병이 찍혔다. [인스타그램 캡처]

이와 관련해 독일 정부도 지난달 2일 나발니가 옛소련과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나발니는 이날 인터뷰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비밀 문병을 한 것과 관련 “그가 내 사건과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감명받았다”면서 “메르켈 총리가 오랫동안 독일 정상의 자리에 앉아온 이유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발니가 푸틴을 공격하자 러시아는 즉각 반박했다. 1일 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나발니의 인터뷰에 대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전혀 근거가 없고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발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서방의 정부기구와 일하는 자는 환자가 아닌 서방의 정보요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나발니가 CIA와 관련이 있다는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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