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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앞 일단멈춤’ 운전자에 마스크 선물…대구경찰 안전캠페인

중앙일보

입력

24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네거리에서 대구경찰청 경찰관들이 보행자 보호 의무를 잘 지킨 운전자에게 감사 선물을 전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24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네거리에서 대구경찰청 경찰관들이 보행자 보호 의무를 잘 지킨 운전자에게 감사 선물을 전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지난달 24일 오후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네거리. 이영상 대구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관들이 네거리의 교통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10월까지 보행자 보호 의무 준수 운전자에 선물 #KF80 마스크 10장과 주차번호판·감사카드 준비

 목련시장네거리는 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전통시장 인근에 위치해 사고 위험이 비교적 높은 곳이다. 걸음이 느린 노약자들이 정차된 차량 사이를 지나다니거나,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인데도 차가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날 네거리를 지켜보던 경찰관들이 갑자기 차량 한 대를 급히 도롯가로 유도했다. 교통법규 위반을 하지 않았는데도 경찰관이 차량 운행을 제지하자 당황한 운전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차를 도롯가에 세웠다.

 경찰의 지시에 따라 차량 운전석 창문을 내린 운전자에게 경찰관은 대뜸 마스크 10장이 묶인 선물을 내밀었다. 경찰관이 해당 차량을 막아세운 건 대구경찰청이 네거리에서 안전 운전을 한 ‘양심 운전자’에게 선물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선물을 받은 운전자는 모두 20명이다. 경찰이 전한 선물 보따리에는 KF80 마스크 10장을 비롯해 운전자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을 수 있는 주차번호판, 감사 카드 등이 들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아든 운전자들은 “고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상장 형태의 감사 카드엔 ‘귀하께서는 횡단보도 건너는 사람을 보고 일시정지하여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해 주셨습니다. 귀하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에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었던 대구시민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이 카드를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4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네거리에서 이영상 대구지방경찰청장이 보행자 보호 의무를 잘 지킨 운전자에게 감사 선물을 전하고 경례를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24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네거리에서 이영상 대구지방경찰청장이 보행자 보호 의무를 잘 지킨 운전자에게 감사 선물을 전하고 경례를 하고 있다. 대구경찰청

 대구경찰청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6주간 ‘도로 위 준법 운전자를 찾아서’ 행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행사의 슬로건은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다. 목련시장네거리처럼 교통 신호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네거리를 중심으로 매주 한 번씩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보행자 보호 의무를 준수하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상은 차량과 유동 인구가 많아 사고 위험이 높은 장소에서 차량을 일시 정지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 주는 운전자다. 이들 양심 운전자에게 줄 선물은 약 1100명 분이 마련됐다.

 이영상 대구경찰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보행자가 보이면 반드시 일단 멈춘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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