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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바이든, 낮은 학점 멍청"…美대선 토론 위기의 순간 셋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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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진행된 2020 대선 첫 토론회는 90분 내내 날선 말들이 오가면서 긴장감이 넘쳤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진행된 2020 대선 첫 토론회는 90분 내내 날선 말들이 오가면서 긴장감이 넘쳤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이 열렸다. 시작부터 두 후보가 날카롭게 부딪치면서 아슬아슬한 상황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두 후보의 감정이 가장 격하게 충돌한 순간을 정리했다.

트럼프 "2016, 17년 세금 수백만 달러 내" #바이든 "이봐, 제발 입 좀 닥쳐줄래?" #트럼프, 백인우월주의자 비난 요구에 입 닫아

◇"교사보다 적은 소득세" vs "소득세 수백만 달러 냈다"

토론회 직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납부 문제가 정면으로 제기됐다.

진행자인 폭스뉴스 앵커인 크리스 월러스는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겠다"며 "2016년과 2017년 각각 소득세를 750달러 냈다는 게 사실이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두 해에 나는 수백만 달러의 소득세를 냈다. 신문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월러스가 재차 물었다. "그러니까 2016년과 2017년에 연방 소득세를 얼마 냈는지 우리에게 이야기할 수 있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 달러"라고 다시 이야기했지만 금세 화제를 돌렸다. "나는 세금을 내고 싶지 않다. 내가 여기 오기 전까지 나는 개인 사업자였고, 개발업자였다. 법에 따라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나에게 그런 혜택을 준 게 오바마 정부"라고 말했다.

◇"내 앞에서 '스마트'라는 단어 쓰지 마"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학교 교사보다도 세금을 덜 냈다"면서 "세금 감면을 받으면서 자신이 똑똑해서(Smart) 그렇다고 자랑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앞에서 '똑똑'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며 "당신에게는 아무런 똑똑함이 없어. 조"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바이든이 대학 시절 가장 낮은 성적으로 졸업했고 멍청했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후보도 자신의 발언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자꾸 끼어들자 "이봐, 제발 좀 닥쳐줄래? (Would you shut up, man)"라고 받아쳤다. 이런 식으로 서로 감정이 과열되면서 아슬아슬한 순간은 계속 이어졌다.

◇"백인우월주의자들에게 한마디 할 수 있나"

진행자인 월러스가 양쪽 지지층에 대해 각자 쓴소리를 할 수 있는지 묻는 대목에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먼저 월러스는 "시위대의 폭력에 반대한다"는 바이든 후보에게 "그렇다면 (폭력 시위가 있던) 도시의 민주당 출신 시장에게 이제 그만 방위군에게 상황을 맡기라고 말한 적 있냐"고 물었다. 바이든은 "지금 내가 공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전직 부통령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월러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바이든 후보가 안티파(급진좌파 단체) 등에 대해 직접 비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 밤 백인우월주의자나 무장단체들에 대해 비난을 할 수 있나?"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내가 본 거의 모든 일은 좌파 때문에 일어났다. 우파 때문이 아니다"라며 대답을 피해갔다. 바이든 후보는 옆에서 "말해 봐라, 말해 봐라"라며 계속 압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끝내 직접 이들을 비난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토론이 끝난 뒤 토론 내용을 분석하는 CNN 패널 중 한 명은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에 대한 비난을 거부했다. 그것이 이번 토론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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