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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차리고 화장품·마스크 만들고…'부업'에 꽂힌 패션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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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수분 공급 제품에 주력하는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 사진 코오롱 FnC

수분 공급 제품에 주력하는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 사진 코오롱 FnC

코오롱FnC 화장품 브랜드 출시 

'라이크와이즈'는 ”현명하고 명쾌한 생각으로 나를 즐긴다“라는 뜻의 화장품 브랜드다. 지난 9월 17일 출범해 세상에 나온지 한 달이 되질 않았다. 수분 공급 제품을 주력으로 하며 가격은 1만~3만원 대다. 모양새나 가격대 모두 뷰티앤헬스(H&B) 매장,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승부를 거는 톡톡 튀는 뷰티 스타트업 제품 같지만 사실은 패션 대기업인 코오롱FnC가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붙잡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패션 브랜드들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한 업계 최초 무관중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패션 브랜드들이 신제품 소개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패션 브랜드들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한 업계 최초 무관중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패션 브랜드들이 신제품 소개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뉴스1

꾸미고 차려입을 일이 사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패션 기업이 ‘ㅓ부업’에 눈을 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대기업도 부진 브랜드를 정리하고 임원 임금 반납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어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패션과 시너지를 내기 좋은 화장품이나 식품으로 눈을 돌려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앞으로 라이크와이즈는 젊은 층을 위한 가성비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선보인 기능 개선 화장품 엠퀴리는 포장 등을 보완해 내년에 다시 프리미엄 브랜드로 론칭할 예정이다.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오롱 FnC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전략을 수정해 라이크와이즈는 MZ를 위한 합리적 가격의 브랜드로, 엠퀴리는 기술력이 바탕이 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원화해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LF푸드의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가 추석을 맞아 출시한 한가위 팩. 사진 LF푸드

LF푸드의 씨푸드 뷔페 레스토랑 마키노차야가 추석을 맞아 출시한 한가위 팩. 사진 LF푸드

닥스와 헤지스로 성장한 LF에선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2007년 설립된 자회사 LF푸드가 주목받는다. LF는 지난 5년간 식품과 소형가전, 부동산 등 10여건이 넘는 인수합병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왔다. 올해 1월 시작한 가정간편식(HMR) 배송 전문 온라인몰 '모노키친'과 뷔페 도시락 배달 서비스 매출이 월평균 100%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자회사인 기업간(B2B) 식자재 유통회사인 모노링크를 흡수합병하면서 식음료 사업을 재편했다.

현재 외식(마키노차야, 하코야), 베이커리(퍼블리크), 식료품 판매(모노마트, 모노키친몰), HMR 브랜드 사업(크라제, 모노키친), 수입주류 및 수제맥주 사업(인덜지) 등 다양한 식음료 사업을 펼치고 있다. LF는 2분기 식음료가 선방하면서 매출액이 10% 감소한 422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336억원을 기록했다. 패션 외 사업 다변화가 매출액 감소를 상쇄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연작 1호 매장.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8년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론칭해 성공을 거두었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연작 1호 매장.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8년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론칭해 성공을 거두었다.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앞서 지난 5월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한섬이 창사(1987) 이래 처음으로 ‘딴짓’에 눈을 돌려 화제가 됐다. 타임·마인 등 고급 여성복 브랜드 이미지에 맞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기로 하고 클리젠 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했다. 의류만으론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눈길을 잡는 데 한계가 있어 전략을 수정했다. 한섬은 화장품 사업 진출로 패션 사업에 편중된 현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년 초 첫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이고 색조 화장품과 향수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패션기업 중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2012년 가장 먼저 화장품으로 눈을 돌려 이미 매출중 4분의 1을 화장품에서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36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SI 전체 매출의 25.8%에 달한다. 2012년 60억원에 인수한 비디비치의 연매출은 당시 19억원에서 2100억원(지난해 기준)으로 뛰었다. 이후 해외 화장품 브랜드(바이레도ㆍ산타마리아노벨라ㆍ딥티크)의 국내 판권을 인수하면서 세를 확장하고 있다. 2018년 출범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무사히 안착했다. SI 관계자는 “화장품 도전 당시 의류가 잘 되던 때라 ‘본업에 집중하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의류와 화장품 소비층은 같다는 판단에 사업을 진행해 시너지를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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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은 매출 73.3% 마스크로 올려 

이밖에 속옷 제조 유통업체 쌍방울과 BYC는 보건용 마스크로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다. 특히 쌍방울은 올 초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8월 약품 유통업체 지오영과 700억원 규모의 마스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쌍방울 지난해 매출액 965억4300만원 대비 73.3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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