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秋 거짓말 들통나게한 '010***** 카톡'…檢, 공개 속사정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미애·보좌관 카톡 내용 그래픽 이미지.

추미애·보좌관 카톡 내용 그래픽 이미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 수사 발표와 관련해 추 장관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화 내용 등 구체적인 내용 공개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팀 내부에서도 최종 결론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무혐의 수사 결론에 대한 내부 이견이 엿보인다는 얘기다.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은 의혹을 낱낱이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한다. 수사팀은 내부 및 대검찰청과의 논의, 형사사건 공개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내용을 상세하게 알리기로 결정했다. 수사팀이 구체적인 내용을 숨겼다면 후폭풍에 휩싸였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나온다.

서울동부지검, 秋 카카오톡 내용 공개

28일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서모(27)씨 의혹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추 장관과 전 보좌관 A씨가 지난 2017년 6월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7년 6월14일 추 장관에게 “소견서는 확보되는 대로 추후 제출토록 조치했다”고 전한다. 이날은 서씨 1차 병가 연장 문의가 있었던 날이다. 6월 21일에는 추 장관이 당시 카투사 지원장교였던 김모 대위의 연락처를 A씨에게 전해준다. A씨는 “지원장교에게 예후를 좀 더 봐야 해서 한 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해놓은 상황”이라며 “예외적 상황이라 내부 검토 후 연락 주기로 했다”고 추 장관에게 설명한다.

검찰은 이를 두고 원칙적인 절차를 안내받은 것이고, 추 장관이 청탁에 직접 관여한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수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은 앞서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보좌관에게 지시한 바 없다거나 들은 바 없다는 추 장관의 해명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서울동부지검. [뉴시스]

서울동부지검. [뉴시스]

수사팀 내부 및 대검 논의·심의위 거쳐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은 추 장관과 A씨가 나눈 카카오톡 내용 공개를 두고 수사팀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해당 내용을 공개하는 게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었고, 이는 대검 보고 과정에서도 논의됐다고 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카카오톡 등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결론을 내렸고, 대검으로부터 승인도 받았다”며 “수사팀이 이를 공개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절차에 따라 카카오톡 내용 등 공개 여부 안건을 형사사건공개심의위원회에 올렸고, 의결을 거쳐 공보자료에 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현장 브리핑을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보자료에 상세한 설명을 넣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결론 이견 있었을 것” 추측

법조계 일각에서는 카카오톡 등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을 두고 무혐의 결론에 대해 수사팀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의 해명에 배치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빚어질 수 있음에도 '정해진' 결론에 대한 반박을 담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서울동부지검은 최종 결론과 관련해서 보강 수사가 필요하다는 대검찰청 측과도 의견이 일부 엇갈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최종적으로는 무혐의 처분이 결정됐지만, 수사팀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추가 고발 및 문제제기 등이 계속될 빌미가 있어 보인다”며 “정황상 결론을 놓고 수사팀 소속 검사와 지휘부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수사팀 소속 검사 개개인의 의견이 일치된 수사 결과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사 결과 내용에서도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점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더 큰 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현직 검사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톡 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향후 ‘숨겼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