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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돈 뽑는 기계, 매춘 팔려갈 뻔" 머라이어 캐리 가족사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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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 중앙포토

머라이어 캐리. 중앙포토

“나는 ATM 기계 취급을 받았다.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느꼈고, 관계의 포로가 돼 버린 것 같았다”

이 시대 최고의 디바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머라이어 캐리(50)가 불우했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오는 29일(현지시간) 정식 발간을 앞두고 있는 자서전 『머라이어 케리의 의미(The Meaning of Mariah Carey)』를 통해서다. 그는 지난 24일 애플TV플러스에 출연해 오프라 윈프리와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캐리는 1970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베네수엘라 혈통의 흑인 아버지와, 아일랜드 혈통인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였다. 앨리슨·모건·머라이어 3남매를 둔 이들은 캐리가 3살 때 이혼했다. 언니와 오빠는 항상 캐리를 질투했다. 좀 더 밝은 피부색 때문이었다.

또 캐리가 이혼한 부모 중 주로 백인인 엄마와 함께 생활한 것도 질투의 이유였다. 캐리는 “그들은 흑인 아버지, 백인 어머니와 한 가족으로 함께 산 경험으로 자라왔고 나는 대부분 어머니와 함께 했다. 그들은 내가 어머니와 사는 것이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방치 상태로 자랐고, 엄마가 오히려 자신을 불안하게 했다는 것이다. 캐리는 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않고, 만나는 사이도 아니라고 했다.

형제의 질투를 산 피부색은 오히려 어린 시절의 캐리에겐 시련이었다. 백인 친구들 사이에서 그는 두드러지게 까맸고, 인종차별은 수시로 벌어졌다. 몇몇 아이는 캐리를 집으로 초대해 가둬놓고는 ‘깜둥이’라고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1987년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무작정 맨해튼으로 가서 보조가수를 거쳐 성공한 뒤엔 가족이 그를 이용하려 했다. 캐리는 ”가족들은 나의 인기에 의존했고 돈을 더 벌어오라고 요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은 곁에 있는 사람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면서 가족과 지인들 때문에 정신적인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만약 내가 ‘가발 쓴 ATM 기계’ 취급을 받지 않았다면 치료를 안 받아도 됐을 것이다”

머라이어 캐리 자서전. 아마존 캡처

머라이어 캐리 자서전. 아마존 캡처

캐리는 자서전에서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구체적으로 고백하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가족들은 나를 공격했다”면서다. 특히 언니인 앨리슨에 대한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12세 때 언니가 신경 안정제를 먹이고, 코카인이 가득 든 분홍색 네일을 권하고, 3도 화상을 입히고, 포주에게 팔아넘겨 매춘을 시도하려고 했다”

대중음악계 거물인 토미 머톨라 소니 회장과의 결혼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다. 캐리의 음악적 성공을 지원한 머톨라와는 스무살 차이. 1993년 결혼 당시 캐리는 24살, 머톨라는 44살이었다.

캐리는 결혼생활을 감옥에 비유했다. 머톨라와 함께 살았던 뉴역 북부의 저택은 ‘싱싱 교도소’라 불렀고, 결혼에서 자신의 역할이 교도소 수감자와 같았다고 말했다. ‘싱싱 교도소’는 뉴욕주 교도소 중 하나다. 저택 주변엔 보안 카메라가 설치됐고, 곳곳에 경비원들이 배치됐다. 결국 두 사람은 4년만에 둘은 별거했고 1년 후 이혼했다.

머톨라 역시 자신의 회고록 ‘그 남자와 그의 음악’에서 캐리와의 결혼에 대해 ”완전히 잘못됐고 부적절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한 부분만큼은 서로를 인정했다. 캐리는 “자신의 재능을 믿어준 점에서는 머톨라에게 고맙다”고 했고, 머톨라 역시 “머라이어가 훌륭하고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는 데 역할을 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캐리는 두 번째 남편인 배우 겸 래퍼 닉 캐넌과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이혼했지만 원만하게 공동 양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들을 통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자서전에서 그는 팬들에 대한 감사도 빼먹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상처받은 자신에게 진짜 가족은 팬이라면서다. 자서전 출간에 맞춰 한 CBS 인터뷰에서도 캐리는 이렇게 말했다.

“팬과 나의 관계야말로 진짜라고 생각한다. 립서비스가 아니다.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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