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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잘 익은 감, 맛있는 햄버거···종이로 못 만드는 게 없네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소중 학생기자단이 종이로 만드는 예술작품 페이퍼 아트에 도전해봤다. 추석을 맞아 초대형 감(상자)을 만들고 포즈를 취한 김가은·김다은·유아라 학생기자(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단이 종이로 만드는 예술작품 페이퍼 아트에 도전해봤다. 추석을 맞아 초대형 감(상자)을 만들고 포즈를 취한 김가은·김다은·유아라 학생기자(왼쪽부터).

종이를 접거나 가위로 자르며 이런저런 모양을 만들어 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최근 종이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페이퍼 아트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종이를 오리고 겹겹이 붙여 만드는 페이퍼 레이어링, 3D 형태의 입체 작품, 디테일하게 컷팅하여 만드는 페이퍼 컷팅 등 방법도 다양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사랑(본명 최은영) 페이퍼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평범한 종이가 특별한 작품이 되는 경험을 해봤습니다.

“추석을 맞아 지름 약 40cm 초대형 감(상자)을 만들어 볼게요. 장식하거나 물건을 담아두고, 선물상자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은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머메이드지·글루건·가위 등이에요. 페이퍼 아트를 처음 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을 위해 도안 컷팅 과정 이후부터 작업하기로 했죠. 사랑 작가의 작업실에 있는 컷팅플로터에서는 도안이 줄줄 나오고 있었습니다. 김다은 학생기자가 이 기계는 뭐냐고 물어봤어요. 사랑 작가는 사람이 커터칼로 잘라야 하는 작업을 대신 해주는 기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감 상자를 만들 때 필요한 면이 8개, 뚜껑 8개, 위아래 면까지 하면 총 18장이 필요한데 이걸 다 자르면 힘들잖아요. 이 기계를 쓰면 도안이 컷팅되어 나와요. 저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기계를 쓰지만 도안을 직접 잘라서 써도 되고, 기계가 컷팅한 도안을 사서 작업해도 돼요.”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도안을 하나씩 붙이는 소중 학생기자단.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의 도움을 받아 도안을 하나씩 붙이는 소중 학생기자단.

8개의 옆면을 모두 붙이면 감의 본체 부분이 완성된다.

8개의 옆면을 모두 붙이면 감의 본체 부분이 완성된다.

상자 옆면 8개를 모두 붙여주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붙이는 면(점선)에 가깝게 가열된 글루건을 짠 다음에 선에 맞춰서 붙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여덟 개를 반복하죠. “끝부분에 많이 짜주는 게 좋아요. 튼튼하게 붙이지 않으면 나중에 헐겁고 뜰 수가 있거든요.” 처음에는 조금 헤매던 학생기자들이 붙이는 면이 늘어날수록 익숙하게 해냈습니다. 페이퍼 아트는 반복되는 작업이 많아서 숙달되면 난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고 했죠. 바닥을 붙일 때는 한쪽부터 하나하나 붙여주는 게 중요했는데요. 붙이는 면에 먼저 글루건을 쭉 짜서 모서리를 최대한 딱 맞춰 붙여줍니다. “한 방향으로 쭉쭉 모든 면을 붙여야 해요. 한쪽 모서리가 안 맞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다른 쪽 모서리라도 최대한 맞춰서 붙여주세요. 끝부분이 딱 맞는 게 중요해요.” 사랑 작가는 학생기자들에게 연신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다음은 뚜껑을 붙이는 작업이었죠. “위에 겹쳐지면서 닫아주는 역할을 할 거예요. 작업 방법은 옆면이랑 똑같아요. 살짝 간격을 주며 붙여 더 크게 만드는 게 좋습니다. 제일 위쪽에 보이는 거잖아요. 조금만 틀어져도 작품 전체가 안 예쁘게 보일 수 있으니까 집중해서 모서리를 잘 맞춰 붙여주세요.” 어느새 작업에 익숙해졌는지 학생기자들의 손이 더 빨라져서 옆면을 붙일 때보다 더 빨리 끝났습니다.

감 꼭지는 입체감을 주기 위해 글루건을 한 번 짜고 마른 후 한 번 더 짜주고 꼭지를 붙인다.

감 꼭지는 입체감을 주기 위해 글루건을 한 번 짜고 마른 후 한 번 더 짜주고 꼭지를 붙인다.

뚜껑이 잘 안 닫히면 스티커로 두 군데만 붙여줘도 훨씬 안정적으로 닫힌다.

뚜껑이 잘 안 닫히면 스티커로 두 군데만 붙여줘도 훨씬 안정적으로 닫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종이로 만드는 예술작품 페이퍼 아트에 도전해봤다. 추석을 맞아 초대형 감(상자)을 만들고 포즈를 취한 김가은·김다은·유아라 학생기자(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단이 종이로 만드는 예술작품 페이퍼 아트에 도전해봤다. 추석을 맞아 초대형 감(상자)을 만들고 포즈를 취한 김가은·김다은·유아라 학생기자(왼쪽부터).

감을 완성하면 꼭지를 붙여 마무리합니다. 큰 동그라미 주위로 잎사귀 네 개를 붙여 동그랗게 붙여줍니다. 마지막 작은 원으로 꼭지를 붙일 때는 사랑 작가만의 노하우가 있었죠. “꼭지가 딱 붙어있는 것보다 조금만 떠 있어도 입체감이 느껴져요. 먼저 글루건을 한 번 짜고 말려요. 그런 다음 한 번 더 짜주고 꼭지를 붙여 높이를 주는 거죠.” 글루건이 마르는 동안 뚜껑이 잘 안 닫히는 걸 보정해주기 위해 스티커를 살짝 붙여줍니다. 두 군데만 고정해줘도 상자가 더 안정적으로 닫히죠. 글루건이 마르고 한 번 더 글루건을 짠 다음에 꼭지를 살짝 올렸더니 입체감이 확 생겼어요. 잎사귀 끝부분을 살짝 구겨주고, 모양을 잡아주자 진짜 감 꼭지처럼 보였습니다. 김가은 학생기자가 “진짜 커요. 얼굴보다 훨씬 커요!”라고 기뻐했죠. 유아라 학생기자는 “내일 할아버지 팔순 생일인데 감 상자에 선물을 담아서 드릴 거예요”라고 얘기했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사랑 작가에게 페이퍼 아트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사랑 작가에게 페이퍼 아트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있다.

가은 페이퍼 아트를 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저는 딱딱 깔끔하게 맞아 떨어지는 게 너무 기분이 좋거든요. 그래서 도안을 짤 때 되게 집중하는 편이에요. 도안을 만들지 않고 그림으로 바로 그려서 뚝딱뚝딱 잘라서 작품을 만드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좀 철저하게 계획해서 작업하는 스타일이어서 작품 만들기 전에 도안을 만들 때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한 3년 전부터 도안 공유를 무료로 하는 네이버 카페도 운영하는데, 내가 잘못 만들면 다른 사람들은 아예 따라 만들지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기본 틀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은 페이퍼 아트는 보통 어떻게 배우나요.
페이퍼 아트를 교육하고 배운다는 개념이 많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요.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공유하는 도안 같은 것을 다운받아 출력해 만드는 거죠. 그거에 재미를 느끼면 책을 이용하세요. 저도 『페이퍼크래프트를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 『종이로 만드는 입체 편지지 & 선물상자 도안집』 『자이언트 플라워 만들기』 3권의 책을 썼는데 그런 특화된 서적 같은 걸 보면서 배울 수 있죠. 온라인 클래스 같은 것도 이전보다 많이 런칭돼서 그런 매체들로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페이퍼 아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는 구상한 도안을 네이버카페에 무료로 공유하고, 더 자세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페이퍼 아트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는 구상한 도안을 네이버카페에 무료로 공유하고, 더 자세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아라 페이퍼 아트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교에서 연극영화과를 나왔는데 거기에서 무대디자인을 전공했어요. 가구를 50분의 1 이런 식으로 축소하는 스케일 모형을 만들죠. 그때 많이 쓰던 재료가 종이였어요. 그렇게 종이를 다루게 되면서 학교에서 하는 거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종이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발을 들여놓게 됐던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니면서 취미로 몇 개 만들어서 블로그에 업데이트했더니 메인에 바로 올라가는 거예요. 유튜브도 사람들이 도안을 보고서 자꾸 못 만들겠다고 해서 영상으로 설명하기 위해 시작했죠. 그렇게 만든 영상이 조회수 200만 이렇게 나오면서 구독자가 늘어났어요. 작년 수익이 1억2000만원 정도예요. 예술 하면 굶어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아요. 돈 때문에 포기하려는 어린 친구들도 많은데 충분히 수익화할 수 있는 부분이 다양하니까 많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종이로 만든 꽃으로 무드등을 만들면 장식품으로 제격이다.

종이로 만든 꽃으로 무드등을 만들면 장식품으로 제격이다.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는 자이언트 빅맥 같은 기성품를 확대해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는 자이언트 빅맥 같은 기성품를 확대해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다.

가은 작가님 작품만의 차별점이나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요.
평범한 종이로 특별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문방구에서 파는 종이들로 만들었는데 이제 한 차원 더 나아가서 재활용 종이, 신문이나 박스로 라푼젤 타워 만들기 이런 프로젝트를 하거든요. 볼품없는 재료라도 근사하게 잘 완성해서 사람들이 봤을 때 놀랄 만한 작품을 계속 만들고 싶어요. 기억에 남는 작품은 최근에 자이언트 빅맥을 만들었는데 조회수가 굉장히 잘 나와서 뿌듯했고, 특이한 작업으로는 주름지로 옷 만드는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영화 속 주인공들의 옷을 만들어 보는 건데 그것도 클래스 제안이 오고 틱톡에서도 200만 정도 조회수가 나왔죠. 특이하고 신선한 작업을 해서 재밌었어요. 요즘엔 모든 걸 새로 다 작업하는 것보다 기성품을 확대해서 만들어 본다든가 재해석하는 작업들을 주로 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모티브를 따서 작업하죠. 자이언트 빅맥도 그런 경우고요.

다은 전시회 계획은 있으신가요.
너무 하고 싶어요. 사실 지류 제지 회사에서 전시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어요. 근데 조금 더 작가로서 성장하고 난 다음에 오픈하고 싶어서 거절했죠. 지금은 다양하게 종이로 뭔가 시도하는 중이에요. 내후년에 전시하는 게 목표예요.

아라 앞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요.
엄청나게 큰 걸 만들어서 기네스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종이로 만든 작품으로 기네스 도전은 아무도 안 했더라고요. 이제 세계의 탑을 노려야죠.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소중 독자 여러분도 만들어 보세요!  

추석 연휴 동안 페이퍼 아트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 페이퍼 아티스트가 여러분을 위해 도안을 선물했습니다.

※ 각 도안을 원하는 크기로 확대 복사해 사용하셔도 됩니다. 페이퍼 아트에는 머메이드지·색상지 등이 주로 쓰입니다.

미니 감(상자)
만드는 과정과 완성 작품은 앞에 나온 소중 학생기자단의 자이언트 감(상자)을 참고하세요.


드림캐처

1 도안을 따라 안쪽부터 모든 모양을 자르세요. 복잡한 모양일수록 꼭 안쪽부터 잘라야 하는 것 잊지 마세요.
2 실의 한쪽 끝을 깃털에 돌돌 감아 묶으세요.

3 반대쪽 끝은 장식에 여러 번 꿰어 고정하세요. 이때 장식은 실의 전체 길이에서 절반 정도 위치하게 하세요.
4 ③번의 실을 원형 모티브와 연결해 묶으세요.
5 20cm 정도 실을 잘라 위쪽에 묶어 걸 수 있는 고리를 만드세요.

네잎클로버 팝업 카드

1 클로버 잎을 자르세요.

2 클로버 잎 두 장을 +자로 겹쳐 붙이세요.
3 잎의 뒷면 가운데에 줄기를 붙이세요.
4 카드 도안을 자르세요.
5 도안 안쪽의 실선을 따라 자르고 팝업 구조를 만드세요.
6 네잎클로버를 팝업 구조의 오른쪽(어두운 네모 부분)에 붙이세요.
7 풀을 발라 카드 겉면과 속면을 붙이세요.
8 카드를 접어서 끝부분을 자를 대고 잘라 정리하세요.
9 봉투 도안을 잘라 날개 3면을 가운데로 모으고 목공용 풀로 붙이세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취재 전 기쁘기도 했지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종이접기’는 페이퍼 아트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종이접기’는 3년 동안 학교 방과 후, ‘종이공예’로 배웠어서 자신 있었거든요. 사랑 작가님을 만나 취재하며 페이퍼 아트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퍼 아트가 종이공예를 영어로 바꾼 것이라고 생각하니 페이퍼 아트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죠. 종이만으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이렇게 많은지도 몰랐어서 신기했습니다. 오랜만에 종이로 작품도 만들고, 페이퍼 아트도 알아갈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김가은(경기도 신봉초 4) 학생기자

평소에 만들기를 좋아해서 매우 설렜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일단 작가님이 너무 친절해서 좋았고, 설명 들으면서 천천히 하니 재미있었어요. 대왕 감을 만든다고 해서 처음에는 ‘만들 수 있으려나?’ 생각이 들었지만 작가님께서 알려주신 대로 하니 정말 얼굴보다 큰 감을 만들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죠. 여러분도 소년중앙에 실린 도안을 이용해 꼭 만들어 보세요.  김다은(경기도 배곧해솔초 6) 학생기자

처음에는 단순히 종이로 평면 작품을 만드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사랑 작가님의 영상에선 사람이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입체·평면 등 다양한 작품이 있었고, 종이로 못 만드는 게 없으시더라고요. 작업실에선 영상에서 봤던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죠. 작가님의 지도 아래 도안을 붙이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커다란 감 상자가 만들어져 있었어요. 조금 엉성한 면도 있긴 했지만 제 손으로 만든 거라 그런지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습니다.  유아라(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가은(경기도 신봉초 4)·김다은(경기도 배곧해솔초 6)·유아라(서울 잠신초 5) 학생기자, 자료=『페이퍼크래프트를 하나씩 하나씩 알기 쉽게』(동양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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