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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특공이 쉽다고? 애 없으면 당첨 확률 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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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서울에서 민간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열 가구 중 아홉 가구꼴은 유자녀 부부가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무자녀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에서 당첨된 비율은 9.9%에 그쳤다. 자녀 수에 비례해 청약 점수가 많아지는 청약제도 때문이다. 신혼부부 청약자들 사이에선 “세 자녀는 무적, 두 자녀는 추첨, 한 자녀는 바늘구멍”이란 말도 나온다.

민영주택 특별공급도 하늘 별따기 #우선공급 63%가 2자녀 부부 차지 #월 666만원 이상 벌면 자격 안 돼 #노부모 특공 가점 78점까지 나와 #일반공급 청약과 차이 거의 없어

27일 한국감정원이 김은혜(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당첨자를 발표한 서울 민영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3501가구) 중 무자녀 신혼부부는 348가구(9.9%)였다.

서울시 신혼부부 특별공급 당첨자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서울시 신혼부부 특별공급 당첨자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신혼부부의 월 평균소득이 666만5980원을 넘으면 당첨 가능성은 더 낮았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의 75%가 저소득층에게 우선 배정되기 때문이다. 자녀가 없으면서 월 소득이 666만원을 넘는 신혼부부에게 돌아간 특별공급 물량은 44가구에 그쳤다.

서울에서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은 100대 1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 청약을 받은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은 462.2대 1이었다. 양천구 신정동의 호반써밋목동에선 신혼부부 특별공급 경쟁률이 117.8대 1을 기록했다.

공공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당첨자를 가리기 위한 점수는 미성년 자녀가 세 명 이상이면 3점, 두 명이면 2점, 한 명이면 1점이 주어진다. 또 혼인 기간에 따라 3년 이하는 3점, 3~5년은 2점, 5~7년은 1점이다. 혼인 기간이 비교적 짧으면서 자녀 수가 많을수록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민영주택은 자녀 수가 많은 순으로 뽑는다. 자녀수가 동일한 경우 추첨한다.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당첨자 가점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당첨자 가점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녀가 없는 부부라면 신혼부부 특별공급보다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노려볼 수도 있다. 정부는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 생애 최초 특별공급을 민간 아파트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는 전체의 15%, 민간택지는 7%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대상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선 특별공급의 청약가점이 만점에 가까운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입주자를 모집한 은평구 수색동의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의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전용면적 84㎡)에서 78점짜리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아파트를 분양할 때 당첨자를 가리는 기준인 청약가점은 84점이 만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은평구 증산동의 DMC 센트럴자이에서도 노부모 특별공급에 77점짜리 청약통장이 등장했다.

서울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에 고점 통장 접수된 단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에 고점 통장 접수된 단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3년 동안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의 노부모 특별공급 당첨자의 평균 가점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018년 49.45점에서 지난해 51.94점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는 61.73점을 기록했다. 노부모 특별공급은 65세 이상 부모(또는 배우자의 부모)를 3년 이상 부양하면서 같은 주소에 주민등록을 했을 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특별공급 신청자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부모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의 청약가점이 역전되는 경우도 등장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 1단지 재건축)에선 노부모 특별공급의 커트라인(당첨 최저 점수)이 63점으로 일반공급(61점)보다 높았다. 대부분의 단지에선 특별분양에 신청했다가 탈락하면 일반공급 신청자와 다시 경쟁할 기회를 준다. 서대문구 홍은동의 홍제가든플라츠에서 노부모 특별공급 당첨자의 커트라인은 57점이었다. 같은 주택형의 일반공급 커트라인도 57점으로 같았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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