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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노부모특공인데 가점 78점? 일반공급보다 쉽다는 건 옛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서울에서 만점에 육박한 청약통장이 특별공급에서도 수차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공급은 지원 자격이 까다로운 만큼 접수 인원이 적어 일단 지원 자격을 갖추기만 하면 일반공급보다 당첨이 쉽다는 상식이 깨진 것이다.

21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21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뉴스1

노부모 특공 당첨자 평균 49점→61점

27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특별공급 당첨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분양돼 역대 최고 경쟁률(340대 1)을 기록한 서울 DMC SKVIEW아이파크포레 84㎡형 노부모 특별공급 전형에 78점짜리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DMC센트럴자이에서도 77점, 74점 등 고가점자가 노부모특별공급 전형에 몰려 특별공급 커트라인이 일반전형 커트라인을 역전하는 현상도 있었다.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당첨자 가점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당첨자 가점 변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최근 3년 동안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 노부모 특별공급 전형 당첨자의 평균 가점은 2018년 49.45점에서 2019년 51.94점, 2020년 61.73점으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만점(84점)에 육박한 고점 통장도 쏟아졌다. 8월 분양한 DMC SKVIEW아이파크포레 84㎡형에는 78점 통장 보유자가 노부모 특별공급 전형에 접수했다. DMC 센트럴자이(77점), 길음역 롯데캐슬트윈골드(76점), 자양동 롯데캐슬리버파크시그니처(74점)에서도 70점대 중후반이 나왔다. 74점은 부양가족 4명(5인 가구·25점)을 둔 청약대기자가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모두 15년 이상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서울 시내 민간 주택 중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전형에 접수된 고점 통장 내역.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울 시내 민간 주택 중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전형에 접수된 고점 통장 내역.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청약 과열로 특공 취지 무색 

특별공급이 일반공급보다 쉽다는 상식도 깨졌다.

노부모 특공은 만 65세 이상 직계존속을 3년 이상 동일 주민등록에 등록해 부양한 무주택 세대주에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이때 직계존속과 청약 지원자를 포함한 모든 세대원이 무주택자여야 하고 주민등록이 분리된 피부양자가 있다면 그 또한 무주택자여야 한다. 서울에서 70세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무주택자 아들이 있다면 아들과 아버지가 모두 무주택자이고 세대 분리된 노모 역시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이렇듯 까다로운 지원 자격이 진입장벽 역할을 한 덕에 노부모 특별공급은 일반공급에 비해 낮은 가점으로도 당첨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2020년 분양한 서울 시내 민간 아파트 중 홍제가든플라츠의 노부모 특별공급(이하 노부모) 당첨자 최저~최고 가점은 57~73점, 동일 평형 일반공급 최저~최고 가점은 57~74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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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호반써밋목동 (노부모63~65점, 일반64~74)·우장산숲아이파크 (노부모59~68, 일반59~69)·래미안엘리니티(노부모59~69, 일반59~74)·길음롯데캐슬트윈골드(노부모54~76, 일반59~74)·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노부모63~67, 일반61~74)·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노부모48~70, 일반59~75)·강동밀레니얼중흥에스클래스(노부모50~67, 일반53~70)·자양리버파크자이(노부모60~74, 일반64~74) 등 대부분 단지에서 동일 평형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점수차가 크게 좁혀질 만큼 청약 과열이 심각했다.

김은혜 의원은 "특별 분양은 취약 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제도인데, 가점 채우기 경쟁이 심해져 취지가 퇴색됐다"며 "집값이 지나치게 오른 데다 대출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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