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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세일즈, 팔기만 하지 말고 인연을 만들어라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이경랑의 4050세일즈법(30) 

최근 우리나라의 대형 식품회사에서 세일즈 실무자로 입사해 계열사 대표를 거쳐 그룹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임원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고, 또 내가 운영하는 경영자 아카데미를 수료했기에 그의 세일즈 실력과 인품은 잘 알고 있었다. 이날도 함께 식사하며 현장 세일즈의 살아있는 증거를 또 하나 보게 되었다. 그 자리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지인, 2세 경영인, 기업체 영업 실무자 등 대여섯명이 함께 했다. 그 임원은 세일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람을 챙기고 돕는 일, 그게 영업인 것 같습니다. 내가 도움받을 사람에게만 최선을 다한다? 그런 마인드는 좋은 영향력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누굴 만나든 그를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영업을 해왔습니다. 후배에게도 그렇게 꼭 이야기하고 싶구요·”

사람을 남기고 인연을 만드는 세일즈 방법은 바로 '과정'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사진 pixabay]

사람을 남기고 인연을 만드는 세일즈 방법은 바로 '과정'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사진 pixabay]

누군가를 돕고, 그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 아마 그가 하는 이야기는 ‘팔기만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세일즈에 대한 우리의 가장 큰 편견을 걷어내자는 것이었다. 그가 이야기하는 ‘그냥 영업하는 사람’과 ‘사람을 남기고 인연을 만드는 영업인’의 차이도 아마 그럴 것이다.

세일즈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태도를 실행에 옮기게 하는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기억하는 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사람을 남기고 인연을 만드는’ 것과 같은 뜻이다. 그럼 어떻게 팔기만 하지 않고 ‘누군가를 돕는 영업’을 할 수 있을까?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과 개인 거래(B2C)에서 조금씩 결은 다르지만 사람을 남기는 세일즈를 위한 방법은 분명 있다. 바로 과정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고객에게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은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것을 넘어 고객 건강과 식품 정보, 고객이 제품을 제대로 섭취해 효능이 발휘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한다. 사무기기를 파는 세일즈맨은 ‘사무기기의 성능이나 교체 주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객사의 업종을 이해하고, 고객사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상황, 공간과 동선은 물론이거니와 고객사의 예산까지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 ‘팔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연을 만드는 영업인’. 바로 세일즈의 목표 이외에 과정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과정과 사람에 집중하면 얻어지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사람과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비즈니스 전장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상황에 집중하는 것은 좋은 기운과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는 사실이다. 세일즈 상황에서는 기운과 에너지의 힘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열심히 하고 있으면 행운처럼 전혀 다른 곳에서 거래를 요청하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그냥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베테랑 세일즈맨은 슬금슬금 고객이 주변에 모여 탄탄한 시장을 구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의 활동이 좋은 느낌으로 전달되어 의미 있는 인연으로 남기 때문이 아닐까? 세일즈는 ‘고객’이 결정해야 마침내 결과가 나오는 일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알 수 없는 신뢰와 매력. 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세일즈를 더 멋진 직업이 되게 만드는 힘이다.

내공 있는 사람에게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면의 강함 뿐 아니라 과정을 놓치지 않고 결과를 즐기는 모습이 아닐까? [사진 pxhere]

내공 있는 사람에게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면의 강함 뿐 아니라 과정을 놓치지 않고 결과를 즐기는 모습이 아닐까? [사진 pxhere]

팔기만 하는 세일즈가 아니라 파는 것 이외에 그 무언가를 추구하고 전달하는 세일즈. 우리의 삶 속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에서 분명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세상을 향해 나의 메시지를 인식시키기 위해 목표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목표를 만드는 과정과 그 과정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람에 대해 선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 세상에 기여하고, 사람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더해질 때,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원하는 바를 얻을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내공 있는 사람에게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면의 강함 뿐 아니라 과정을 놓치지 않고 결과를 즐기는 모습이 아닐까? 그날 저녁 자리에서 자신의 성장과 성공을 후배에게 전달하는 임원의 내공을 느껴보았다. 세일즈를 하며 어떤 성취를 거두었는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그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안에서 세일즈의 본질을 담을 수 있는 것. 그래서 세일즈의 성취를 결과로써 담백하게 즐겁게 경험하는 것. 이런 내공이 유난히 더 필요하리라 생각되는 때다.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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