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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없이 300억 매출…달콤한 그맛 비결은 천연 아카시아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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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1972년 출시된 농심 꿀꽈배기. 사진 농심

1972년 출시된 농심 꿀꽈배기. 사진 농심

1972년 출시된 꿀꽈배기는 새우깡(1971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농심의 장수 제품이다. 은은한 달콤함에 더한 바삭한 식감이 인기 비결이다. 출시 당시 ‘꽈배기’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가 달콤한 스낵임을 강조하기 위해 79년 ‘꿀’ 자를 붙였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58. 농심 꿀꽈배기

스낵이 짭짤하고 고소해야 인기를 끈다는 통념을 깬 꿀꽈배기는 출시 이듬해 500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리면서 스낵 시장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런 인기는 현재까지 이어진다. 농심에 따르면 48년 동안 꿀꽈배기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기준 31억개를 돌파했다. 국내 스낵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30억개를 넘어선 제품은 81억개를 돌파한 새우깡을 비롯해 손에 꼽는 정도다.

양봉 농가에서 아카시아꿀을 채밀하는 모습. 사진 농심

양봉 농가에서 아카시아꿀을 채밀하는 모습. 사진 농심

은은한 단맛=국산 아카시아 꿀

꿀꽈배기의롱런 비결은 은은한 단맛이다. 설탕이나 시럽 대신 국산 아카시아 꿀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농심은 한국양봉농협 등과 국산 아카시아꿀 구매계약을 맺고 3만여 양봉 농가로부터 아카시아꿀을 구매하고 있다.

덕분에 지금까지 꿀 누적 구매량은 8000t에 달한다. 아카시아꿀은 매년 6월 전국 각지에서 채밀돼 7월부터 시장에 나온다. 농심은 매년 5~6월 산지 조사를 거쳐 연평균 170t의 국산 아카시아 꿀을 구매해 사용한다. 기업과 농가의 대표적 상생 사례로도 꼽힌다.

한국양봉농협 김용래 조합장은 “기업에서 국산 꿀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3만여 양봉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대와 소득 증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꿀꽈배기 1봉지에는 아카시아꿀 3g이 들어간다. 양봉 농가 관계자들이 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농심

꿀꽈배기 1봉지에는 아카시아꿀 3g이 들어간다. 양봉 농가 관계자들이 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농심

봉지당 3g…꿀벌 70회 비행해야 모으는 양

실제로 꿀꽈배기 1봉지(90g)에는 아카시아꿀 약 3g이 들어간다. 이는 꿀벌 1마리가 약 70회에 걸쳐 2만 4000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 모을 수 있는 양이다.

꿀벌은 보통 벌통에서 4km까지 날아다니면서 하루에 40~50회 외출해 꽃을 찾아다닌다. 한 번에 30~60mg의 꽃꿀을 운반하는데 1g의 꿀을 모으기 위해선 20회에 걸쳐 8000송이의 꽃을 찾아다녀야 한다. 꿀벌은 1kg의 꿀을 모으기 위해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인 4만 km를 날아다닌다.

농심 연구소 관계자가 제품에 꿀을 붓고 있다. 사진 농심

농심 연구소 관계자가 제품에 꿀을 붓고 있다. 사진 농심

농심은 꿀꽈배기 연구개발 과정에서 단맛의 핵심 원료를 출시 직전까지 고민했다. 제과제빵에 흔히 쓰이는 설탕과 차별화된 원료가 필요해서다.
농심은 설탕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 월등한 벌꿀이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전국 꿀 생산지를 돌며 시장 조사를 했다. 당시 주요 양봉시설을 둘러본 결과 생산량이 가장 많은 아카시아꿀을 쓰기로 결정하고 생산에 착수했다.

농심 관계자는 “개발 당시 인공 사양 꿀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위해 천연 벌꿀을 사용했다”면서 “이 같은 결정이 현재 꿀꽈배기가 다른 스낵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시 초창기 꿀꽈배기 제품. 사진 농심

출시 초창기 꿀꽈배기 제품. 사진 농심

광고ㆍ마케팅 지원 없이도 연 매출 300억

농심 내부에선 꿀꽈배기를 ‘히든 챔피언’으로 부른다. 광고나 마케팅 지원을 받지 않고 소리 없이 인기를 누린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꿀꽈배기는 최근 몇 년 동안 TV 광고 하나 없이 제품이 가진 맛과 브랜드 파워로 한 해 매출 300억원 이상을 꾸준히 올리는 효자 제품이다.

농심은 꿀꽈배기에 매운 고추장 양념을 추가한 매운 꿀꽈배기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는 꿀꽈배기와 땅콩꽈배기 두 종류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수많은 신제품이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지만 꿀꽈배기는 나름의 경쟁력으로 반세기 가까운 시대를 소비자와 함께하고 있다”며 “제품 완성도가 뛰어나고 흉내 낼 수 없는 브랜드 경쟁력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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