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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재택근무라 장관회의 불참, 北만행 언론보고 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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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수부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수부 공무원이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과 관련해 “매우 이례적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신속하게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 번씩이나 사용하면서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1972년 김일성 주석과 이후락 중앙정보부장 면담 때 구두로 박정희 대통령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 표현한 적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사건은 1968년 1월21일 발생한 청와대 무장공비 사건으로, 김 주석은 4년 뒤(1972년) 방북한 이후락에게 “대단히 미안한 사건”이라고 구두로 사과한 적이 있다.

이 장관은 또 “(대상이) 대통령은 아니지만, 2002년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의원 신분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극단주의자들의 잘못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는 표현을 한 적은 있었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도 김 위원장의 사과를 “과거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이 흐르는 것처럼 남북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변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과거 북측 태도에 비하면 상당한 정도의 변화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님마다 ‘김정은 편지 어떻게 생각하느냐. 미안하다는 표현 몇 번 있느냐’고 하는데, 가해자 편에서 어떻게 국민들 납득시키려고 하느냐”고 나무라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가해자 편을 들었다는 건 여당 의원들의 사고와 인식을 모독·폄훼하는 것”이라고 반발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다툼이 격화하자 이 장관은 “아픈 유가족 마음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단호하고 강한 입장을 견지했다. 균형된 인식 속에서 상황을 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강경화 “유엔연설까지 첩보분석 참여 안해. 사건 몰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사건을 “언론보도를 통해서 알았다. 23일 낮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종전선언을 언급한 유엔연설이 방영될 때까지 외교부 차원에서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연설을 (방영)해야 할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아래와 같은 문답이 오갔다.

▶장 장관=“연설 나가는 당시까지 외교부로서는 첩보분석에 참여를 안 하고 있었다”

▶조 의원=“알지 못했으니 의견을 낼 수 없었던 거냐”
▶강 장관=“그 상황까지는 그랬다”
▶조 의원=“간단하게라도 몰랐나”
▶강 장관=“모르고 있었다”

강 장관은 사건을 인지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주 베트남을 다녀온 뒤 연가를 내고 재택근무했다. 23일 두 차례 관계 장관회의에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 장관은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때처럼 북한을 ICC(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ICC 회부는) 범죄가 체계적이고 광범위해야 한다는 여러 조건이 있는데 이 사건이 그런 조건을 충족한다고 결론 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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