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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끝, V자 반등 희망도 스러진다…4분기 美성장률 전망 6→3%

중앙일보

입력

재선이 걸린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반기 경제 V자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재선이 걸린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하반기 경제 V자 반등을 자신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경제에 적신호가 다시 켜지고 있다. 3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자신해 온 ‘하반기 V자 반등’에도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연율)에서 3%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반 토막이다. 이대로라면 가파른 상승세는 헛된 기대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선거 유세에서 “경제가 ‘슈퍼 V자’로 반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의회가 당초 실업보험 추가 지원을 포함한 1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이달 말까지는 도입할 것으로 보고 (6% 전망치를) 내놨었다”며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볼 때 추가 부양책은 내년 초에나 나올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23년까지 제로 수준(0.00~0.25%)으로 기준 금리를 못 박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역시 추가 경기 부양책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까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는 빨랐지만, 추가 부양책이 도입되지 않는 등 새로운 조치가 없다면 경제가 타격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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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의 시작인 10월에도 경기 전망은 ‘흐림’이다.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3일을 목전에 두고 불확실성이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NBC는 24일 “시장은 불확실성을 제일 싫어하는데, 10월은 불확실성의 달”이라고 전했다.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 지명을 두고 강행으로 중지를 모은 공화당과, 저지를 선언한 민주당과의 드잡이 속에서 추가 부양책의 운명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점도 시장엔 달갑지 않은 불확실성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므누신 재무장관. 뒤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4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므누신 재무장관. 뒤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지표도 좋지 않다. 미국 노동부가 24일 발표한 이달 13~19일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숫자는 87만명(계절 변수를 제외하고 산출한 조정치)으로 전주보다 약 4000명 늘어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인 85만명보다도 높았다. 고용 회복 속도가 더딘 결과로, 소비 진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는 약 7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 숫자는 지난 3월 말 600만명대로 최고조에 달했다. 이후 4월 둘째 주 500만 명대, 셋째 주엔 400만 명대, 넷째 주엔 300만 명대로 진정세를 보였다. 5월 말부터 100만 명대를 기록했다. 24일 발표한 최신 수치에서도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으나 오히려 소폭 하락하며 고용시장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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