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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文 "국민 생명 위협, 단호 대응"…北 언급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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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72주년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22일 발생한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사살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문 대통령은 기념사의 대부분을 국군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의전 차량이 아닌 국산 개발 전투차량인 전술지휘차량에 탑승해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전술 드론과 무인 전투차량의 호위를 받았다. 청와대는 이런 입장 방식은 역대 대통령 최초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기념식에 등장한 대형공격헬기 아파치·블랙호크, 한국형 중형기동헬기 수리온을 언급하며 “‘평화를 만드는 미래 국군’의 모습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래 국군은 전통적인 안보위협은 물론,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테러와 재해재난 같은 비군사적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개념과 형태의 전쟁에도 대비해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의 구현을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에 따른 고체 우주발사체 개발 계획, 내년 시작되는 3만t급 경항모 사업, 2026년 완료되는 국산 전투기 보라매 개발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번 기념사에서 ‘북한’이란 단어를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기념사에선 남북 군사합의를 이끌어낸 군의 결단을 치하했고, 2018년엔 “남과 북은 땅과 바다, 하늘 모든 곳에서 적대행위를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7년에도 “북한의 도발을 막고, 반드시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이날 “정부와 군은 경계태세와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이씨 사살 사건 언급이 없는 이유에 대해 “국군의 날 기념사는 군을 향해서 내는 메시지다. 국민 전체가 아닌 군을 향해서 메시지에서 민간인 사살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오히려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 이날 오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씨 사살 사건에 대해 통지문을 보내 사과의사를 밝힌 게 문 대통령 기념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환영사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군사 대비태세를 갖추겠다. 만약 북한이 이를 위협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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