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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희 불 당겼다, 9억 이하 서초구 1주택 재산세 절반 환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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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시 서초구가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재산세를 50% 돌려주기로 했다. '1가구 1주택자'는 투기와 무관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 감면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기초단체 중 재산세를 돌려주기로 한 것은 서초구가 처음이다.

서초구 "재산세 환급액 평균 10만원"

 서초구는 25일 1주택자 재산세 50% 세율을 인하하는 구세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구의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울 2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재산세 감면을 추진해왔다. 조 구청장은 앞서 서울특별시구청장협의회에 건의해 '서울 전역' 차원에서 재산세 감면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지만, 구청장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25개 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아닌 구청장은 조 구청장이 유일하다.

조은희 서초구청장. [중앙포토]

조은희 서초구청장. [중앙포토]

"1주택자, 투기 무관…세금 고통 가중돼 환급"

 서초구는 “1주택 소유자는 투기와 무관한데도 정부의 공시가격 조정으로 재산세 상승률이 높아 국민의 세금 고통이 가중된 현실을 고려해 재산세 감면을 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산세를 '징벌적 과세'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초구가 이번 재산세 감면 근거로 든 규정은 지방세법 111조 3항이다. '재해 등의 상황에서는 자치단체장이 당해 연도 재산세에 한해 50% 감경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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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0만원, 최대 45만원 돌려받게 돼

 서초구가 추산한 재산세 환급 총액은 63억원이다. 매년 재산세 환급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올해에 한해서만 50% 감면이 이뤄진다. 대상은 서초구에 있는 주택 13만7442호의 50.3%에 해당하는 주택이다. 공시가격 9억원 이하의 1가구 1주택으로 6만9145호가 이번 환급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환급되는 돈은 최저 1만원 미만부터 최고 45만원까지다. 서초구는 평균 약 10만원이 환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급일시는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로부터 1가구 1주택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재산세 50% 감면 대상을 확정하는 절차를 거쳐야해서다.

 서초구는 이에 대해 "국세청이 재산세 과세 기준일과 동일한 6월 1일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1가구 1주택 자료를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자료를 정식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이와는 별도로 1가구 1주택자의 신청을 받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총 3천992건으로, 전달(1만647건)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조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전경. 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총 3천992건으로, 전달(1만647건)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일부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조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전경. 연합뉴스

재산세 환급…서울시에 내는 돈 안 줄어

 서초구는 “단독 재산세 감면 결정에 따라 서울시나 다른 구의 재정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재산세의 절반에 해당하는 서울시 분은 제외하고 서초구 재정에 편입되는 나머지 절반만 인하하는 것이라는 게 서초구 측 입장이다.

 서초구는 "서울시에 내는 공동 과세분은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22.5% 급등했고, 이에 따라 주택분 재산세 납부액이 최근 3년간 72%나 올랐다"고 재산세 감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로 부동산 투기와는 무관한 1가구 1주택자, 중산층 서민들도 세금 폭탄을 맞게 돼 주민들의 항의와 하소연이 하루에도 1000통 넘게 구청으로 빗발쳤다"고 밝혔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구의 시도가 마중물이 되어 다른 자치구에서도 동참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재산세 세율 인하를 조속히 시행해 세금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의 눈물을 하루빨리 닦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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