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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테러 직후 아파트 압류당해

중앙일보

입력

23일(현지시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의 한 벤치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일 베를린의 한 벤치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독극물 테러 공격을 당한 직후 그의 자산을 압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는 영상 성명을 통해 나발니가 혼수상태에 있는 동안 그의 명의로 돼 있는 모스크바의 아파트가 압류됐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검사 결과 나발니는 1970년대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지난 7일 의식을 되찾은 뒤 23일 퇴원했다.

야르미슈 대변인은 나발니가 쓰러진 지 1주일만인 지난달 27일 러시아 당국 행정관이 모스크바 아파트의 압류를 알려왔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를 판매·증여하거나 저당 잡을 수 없다고 했다. 그때가 바로 나발니의 은행 계좌가 동결된 때기도 하다”고 말했다.

야르미슈 대변인에 따르면 이번 압류 조치는 나발니가 지난해에 받은 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AP통신은 나발니 등이 지난해 모스크바 법원에서 한 러시아 케이터링(급식) 업체에게 8800만 루블(약 13억 3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고 전했다. 나발니는 앞서 러시아 내의 몇몇 유치원에서 이질이 퍼지자 해당 업체가 오염된 음식을 유치원에 공급하고 있다며, 업체와 ‘친푸틴’ 러시아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 사이의 연관성을 지적했었다.

다만 프리고진 측은 야르미슈 대변인의 이 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AP통신은 나발니의 측근들을 인용해 그가 러시아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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