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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통화 땐 “한·일 방치 안돼” 회견선 “한국에 강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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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스가 요시히데

스가 요시히데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신임 일본 총리가 24일 첫 전화 통화를 했다. 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양국 입장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언급됐고, 수출 규제 등의 현안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일본 새 총리 취임 후 정상 첫 통화 #문 대통령 “강제징용 해법 찾아야” #스가, 징용문제에 강경 입장 내비쳐 #청와대 “지소미아 논의 없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스가 총리 취임을 계기로 강제징용 등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속화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스가 총리도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독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양국 간 입장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 정부와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함께 찾아 나가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일이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북아 및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평가했다. 스가 총리는 “한·일 양국 관계가 과거사에서 비롯한 여러 현안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일본 언론은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양국 관계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가 총리는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기자들에게 “여러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토대를 두고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에 강경하게 임한 기존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양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대화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양국 모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럴 때야말로 양국이 협력하고 국민에게 힘과 위로를 줘야 한다”며 “코로나 상황이 조속히 안정돼 내년 도쿄 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스가 총리는 “한국은 문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K방역이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의 여러 과제를 함께 해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한 대화는 없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정상 간 첫 상견례여서 현안에 대한 소통 노력을 독려하기로 한 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통화는 한국 측 요청으로 오전 11시부터 약 20분간 진행됐다. 한·일 정상 간 직접 대화는 지난해 12월 24일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중국 청두(成都)에서 회담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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