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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자료까지 들고갔지만···인국공 구본환 사장 해임 의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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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자신의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했다. 구본환 사장의 손에는 해임건의안에 대한 해명자료로 보이는 책자와 판넬이 들려 있다. 김남준 기자

24일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자신의 해임건의안이 상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참석했다. 구본환 사장의 손에는 해임건의안에 대한 해명자료로 보이는 책자와 판넬이 들려 있다. 김남준 기자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해임건의안이 결국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과했다. 구 사장은 반박자료까지 준비하고 공운위에 참석했지만 해임건의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해임건의안을 최종 재가하면 구 사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공공기관장이 해임되면 3년 동안 공공기관 취업이 불가능하다. 퇴직금도 깎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곧 후임 사장 선출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운위 본회의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시작했다. 구 사장 해임건의는 다른 안건을 먼저 처리하고 오후 4시 30분부터 논의했다. 해임건의안 반박 내용이 담긴 책자와 패널까지 들고 나타난 구 사장은 오후 5시쯤 공운위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해임건의안이 올라간 기관장이 공운위까지 직접 참석해 소명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구 사장 해임건의는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이 요청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을 상대로 내부 감사를 벌인 결과 관련 법규 위반이 있어 해임 건의안 공운위 상정을 기재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구 사장에게 통보한 해임건의 사유는 '태풍 위기 부실 대응 및 행적 허위 보고'와 '기관 인사운영 공정성 훼손 등 충실 의무 위반' 2가지다.

지난해 10월 2일 태풍 '미탁'이 북상하자 국회는 국감 중임에도 불구하고 구 사장과 공공기관장들에게 현장 대응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구 사장은 경기 안양시 식당에서 23만원가량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또 팀장 인사 탈락을 항의하는 직원을 직위 해제해 인사운영 공정성 훼손도 문제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 말고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과정에서 생긴 잡음을 말끔하게 해결하지 못한 게 진짜 해임 사유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 사장은 “국토부가 문제 삼은 두 사안 모두 해임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하겠다”고 반발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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