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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만의 해결, 다이어트는 왜 어려운 것일까?

중앙일보

입력

맑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황희성 원장

맑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황희성 원장

코로나로 인해 활동량이 감소하면서 체중이 늘어난 사람이 많아졌다. ‘확찐자’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이다. 이에 다이어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유튜브에서는 운동, 식이에 대한 영상이 늘어났고, 저칼로리 식품과 다이어트 보조제 시장도 호황이다. 하지만 유튜브, 제품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다이어트의 정석은 누구나 알고 있다. 식사량을 제한하고, 간식을 먹지 않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 비율을 늘리면 체중이 줄어든다. 여기에 주 3회, 회당 30분 이상의 중고강도 운동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누구나 교과서를 열심히 보면 수능 고득점을 받을 가능성이 있듯이 말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유지하는 사람은 더 적다.

비만의 해결, 즉 다이어트는 왜 어려운 것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비만이라는 병부터 이해해야 한다.

비만은 단순한 몸의 병이 아니다. 물려받은 비만 기질, ‘비만 유전자’가 큰 영향을 끼치는 유전 질환이다. 살아오며 형성된 잘못된 생각과 습관이 유발하는 인지 왜곡 질환이다. 우울, 불안, 불면, 스트레스 등은 식이 조절 및 운동과 연관되어 영향을 끼치는 정신건강 관련 질환이다. 한 마디로, 비만은 몸과 마음이 모두 관여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비만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습관과 생각, 마음의 조절이 동시에 필요하며, 식사량, 식욕만을 제한하는 것으로는 성공이 어렵다. 다양한 시도에도 체중 감량에 실패하거나 재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비만 치료 중 가장 과격한 루앤와이 위우회술 후에도 다이어트 실패 비율이 30% 이상이며, 체중 저하가 불충분하여 비만이 지속되는 비율도 높다. 식욕을 줄이고 영양소 흡수를 막기에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탈비만에 성공하여야 함에도 말이다.

비만 치료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물 등의 치료는 모든 방법을 사용한 후 후순위로 생각하여야 한다. 수술은 최후의 치료법이다. 일단 비만의 원인을 스스로 파악하고 문제점을 수정하는 것이 안전하고 장기 유지에 효과적이다. 아래는 흔한 비만 유발 요인으로, 스스로 어떤지 확인해 보자.

식사에 집중하지 않는다.
식사량을 조절하기 위한 가장 기본은 식사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얼마나 집어서 입에 넣는지 파악을 하고, 씹는 감촉과 맛을 느끼며, 음식을 온전히 인지한 상태로 삼키는 것이다. 스마트폰, 티비, 게임 등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다른 행동을 하며 식사를 할 경우 불균형적 식사와 과식 위험성이 높다.

음식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먹는다.
음식을 섭취할 때에는 내 몸의 상태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 배가 지나치게 부르도록 먹는지, 또는 배가 고프지 않은데 습관적으로 먹는지 반복 확인하여야 한다. 매 끼를 배부르게 먹는 습관, 또는 음식을 남기는 것이 싫어 남은 음식을 다 먹는 습관은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간, 식후 간식 섭취시에도 습관적으로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상황에서 폭식을 한다.
어떤 사람은 뷔페나 회식 등 섭취량 조절이 어려운 환경에서 폭식을 할 수 있다. 음주는 식욕 억제 능력을 줄이고 위의 감각을 무디게 해 과식을 유발하며, 다음 날 저혈당을 유발하여 식사량을 늘린다. 특정 스트레스 상황에서 간식을 과도하게 먹는 경우도 흔하다. 잘 시도하고 있던 다이어트가 한 번의 과식, 폭식으로 실패하는 경우를 많은 분들이 겪었을 것이다. 자신이 과거 경험을 돌이켜 보고, 폭식 유발 요인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피하기 어려울 경우 상황을 마주치기 전 폭식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이 외에도 비만의 해결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져야 하며 우울과 불안에 대한 조절도 필요하다. 음식 종류와 영양소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에게 적합한 운동을 찾고 실행해야 한다. 이러한 교정을 충분히 시도하였음에도 과도한 식욕으로 체중 감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약물치료이며, 약물에도 효과가 부족하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 성인병이 동반된다면 고려해 보는 것이 비만 수술이다.

글을 마치며, 비만에 대한 의학적 도움을 받는 분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먼저, 약물이나 다른 치료를 받으면서 충분한 생활습관 교정이 이루어지는지 스스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 비만은 해결이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질환으로, 치료만으로는 효과가 부족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치료를 변경, 추가하는 것보다 자신에 대한 탐색을 하며 비만의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 습관부터 교정 시도하는 것이 안전하다. 비만 약물을 복용하는 분이라면 ‘펜’으로 시작하는 성분을 복용하는지 확인했으면 한다. 이 성분은 단독으로 장기 복용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처방 의사 또는 비만전문가와 이에 대한 상의를 받아야 안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 맑음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황희성 원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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