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의힘 "총쏘고 불태운 北만행, 文 알고도 종전선언한 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한기호 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박진 위원장.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외교안보특별위원회 한기호 위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박진 위원장.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은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실종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24일 제기했다.

군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 간사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실종 사실이) 지난 21일 12시 51분 신고됐고 언론 보도를 보면 20여척이 동원돼 수색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에게 철저하게 비공개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 관련 내용을 (유엔총회) 연설에 포함했는데 이 연설로 (실종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보인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23일) 제75차 유엔총회 화상기조연설에서 “평화의 시작은 종전선언”이라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같은날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통해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씨가 지난 21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으며, 해상에서 표류하던 중 북측의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우리 군 감시장비로 당시 우리 국민이 총격받는 장면 등이 다 포착됐을 것”이라며 “그런 중요한 사건은 당연히 청와대에 즉각 보고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사실을 알고도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사건 발생이 21일 인데 이것을 공개한 것은 23일이다. 그 사이에 무엇을 했는지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월북이냐 아니냐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가족은 절대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면서 “그렇다면 의도적인지 아닌지도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이미 화장한 유골을 우리측에 넘겼다는 얘기도 있다”며 “화장 여부를 알리지 않고 유골을 가져간 게 아닌가 한다. 화장했다는 자체를 알 수 있는 것은 북한이 얘기해서 아는 것이고, 북한이 얘기하지 않으면 어떻게 아나”라고 주장했다.

이어“어제(23일) 최초로 합동참모본부에서 낮에 전화를 받았고 개략적인 간단한 내용을 이야기했다”며 “국방위원회 개회를 요청한 상태지만 여당쪽에서는 가타부타 대답이 없다. (국방위를) 열고 싶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외교안보특위 차원에서 이 문제를 추궁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하다 돌연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 측의 총격을 받고 숨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공무원 A씨(47)가 탑승한 어업지도선(무궁화10호, 499톤)이 소연평도 남방 5마일 해상에 떠 있다. 해경은 이날 오전 11시경 무궁화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A씨의 개인 소지품을 확보하고 선내 폐쇄회로(CC)TV, 통신 등 A씨의 행적에 관련된 사항을 조사중이다. 사진 독자 제공, 뉴스1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 업무를 하다 돌연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북한 측의 총격을 받고 숨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공무원 A씨(47)가 탑승한 어업지도선(무궁화10호, 499톤)이 소연평도 남방 5마일 해상에 떠 있다. 해경은 이날 오전 11시경 무궁화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 A씨의 개인 소지품을 확보하고 선내 폐쇄회로(CC)TV, 통신 등 A씨의 행적에 관련된 사항을 조사중이다. 사진 독자 제공, 뉴스1

이날 국방부는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수상사업소 선박이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1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탑승한 기진맥진한 상태인 실종자(A씨)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