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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폭등의 역설…포스코, 호주 광산 투자로 500억 벌었다

중앙일보

입력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철광석 광산 '로이힐' 야드,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투자한 호주 철광석 광산 '로이힐' 야드, 사진 포스코

포스코가 호주 철광석 개발 회사에 투자한 이후 처음으로 배당금을 받는다. 포스코는 호주 서북부 로이힐(Roy Hill) 광산을 운영하는 로이힐 홀딩스로부터 약 500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고 24일 밝혔다. 포스코는 이 회사의 지분 12.5%를 갖고 있다. 반면 투자 배당은 최근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덕분이라는 점에서 철광석 수입사인 포스코 입장에선 마냥 좋아할 만은 일은 아니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포스코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로이힐 홀딩스 이사회는 지난 24일 주주 배당을 결의했다. 총 배당금은 4억7500만 호주 달러(약 4036억원)로 이중 포스코 배당액은 5937만 달러(약 500억원)다. 포스코는 대주주 핸콕(70%), 마루베니상사(15%)에 이은 3대 주주다. 호주 최대의 단일 광산인 로이힐은 연간 5500만t의 철광석을 수출해 세계 5위 규모에 해당한다. 철광석 매장량은 23억t에 달한다.

포스코는 2010년 글로벌 대형 공급사의 원료 과점으로 인한 철광석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로이힐 광산에 투자했다. 포스코는 지난 2016년 600만t의 철광석 조달을 시작으로, 지난해 1500만t의 철광석을 공급받고 있다. 이는 포스코의 철광석 전체 소모량의 26%다.

포스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로이힐 홀딩스의 대규모 배당은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뿐만 아니라 철광석 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호주에 투자한 철광석 개발회사의 수익 실현은 최근 급등한 철광석 가격이 한몫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철광석 가격은 123달러로 지난 7월보다 15% 상승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에 비해선 29.8% 올랐으며, 3년 내 최저점 기준(61.75달러)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익명을 요구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브라질 철광석 생산에 차질이 생겨 호주 등 다른 지역 광산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 고공행진으로 투자엔 성공했지만, 한편으론 곤혹스러운 처지에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만큼 철강 제품 가격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 수요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열연·후판 등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철강 부문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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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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