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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동료 절대 아니라는데···軍 "출처 밝힐수 없지만 월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24일 오전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다"라고 말했다. 뉴스1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24일 오전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다"라고 말했다. 뉴스1

북한에 피살된 40대 공무원 A씨에 대해 유족과 동료 공무원들은 "절대 자진 월북할 일이 없다"고 입을 모으는 가운데, 군 관계자는 "네 가지 사안을 통해 볼 때 자진 월북 시도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자녀 2명을 두고 있는 평범한 40대 가장이며,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으로 평소 특이사항은 없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일각에서 제기된 'A씨가 해상을 표류하다 어쩔 수 없이 월북 의사를 표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평가했을 때 자진 월북 의사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월북한 것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서너 가지 월북 판단 근거를 인정하며 "출처를 밝힐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실종 어업지도선 공무원, 북 총격으로 사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실종 어업지도선 공무원, 북 총격으로 사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군이 A씨를 월북했다고 판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A씨가 북측에 직접 월북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연평도 부근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A씨가 이 지역과 환경·해류 등을 잘 알고 있어 의도가 없다면 표류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A씨는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군과 접촉한다. 한 시간 뒤인 오후 4시 40분 북한 측은 배로 접근해 방독면을 쓴 채 일정 거리 떨어져 A씨의 표류 경위를 확인하고 월북 진술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군은 오후 9시 40분쯤 해상에서 A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곧바로 오후 10시 11분쯤 시신을 해상에서 불태운다.

군 측은 또 총격에 대해 북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경계 안에 들어오면 무조건적 사격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 실종된 A씨가 북한군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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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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