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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등쌀에?…美 CDC “내년 4월 전국민 백신 준비”

중앙일보

입력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내년 4월까지 미국인 전체가 접종할 분량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 보급이 가능한 시점을 내년 7월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반박한 뒤 시점이 앞당겨진 것이다.

모든 美국민에 보급 가능 7월이라 했다가 #트럼프가 공개 반박하자, 시점 앞당겨 #CDC 잇따른 말 바꾸기에 신뢰도 타격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AP=연합뉴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AP=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23일(현지시간)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 출석해 코로나 백신 공급 전망에 대해 “내년 3월 말이나 4월까지 약 7억회 투약분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은 통상 2회 접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 전체 인구(약 3억 3000만명) 모두가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레드필드 국장은 그러면서도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하는 때는 4~6월, 늦어도 7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위원회에 같이 출석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연병연구소 소장도 내년 4월까지 백신 총 7억회 투약분이 준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외신은 코로나 백신의 미국 내 보급 시점을 놓고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냈던 보건 당국이 결국 보급 예상 시점을 앞당겼다고 지적했다.

앞서 레드필드 국장은 지난 16일 상원 청문회에서 “올 11월이나 12월에는 매우 제한적인 분량의 백신 사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미국 대중에게 백신이 이용 가능한 시기는 2021년 2분기 후반이나 3분기”라고 했다.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말까지 백신 1억회분이 미국에 보급될 것이고 이 중 대다수는 더 빨리 보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필드 국장의 발언을 지적하기 위해 직접 전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CDC는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 지침과 백신 보급 시점 등에 대한 말을 잇달아 바꾸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CDC는 홈페이지에 코로나바이러스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게시했다가 사흘 만에 “실수였다”며 삭제해 논란을 빚었다. 또 앞서 무증상자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꼭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지침을 개정했다가, 과학적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드러나자 삭제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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