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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안녕'…수아레스, 눈물 흘리며 바르샤 떠나 AT행

중앙일보

입력

지난 8일 바르셀로나 훈련장을 떠나는 수아레스 모습.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4일 수아레스 영입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8일 바르셀로나 훈련장을 떠나는 수아레스 모습.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4일 수아레스 영입을 발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수요일 아침, 루이스 수아레스(33·우루과이)는 FC바르셀로나 훈련장에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절친 리오넬 메시(33) 등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수아레스는 SUV 차량을 몰고 훈련장을 떠나며 울음을 터트렸다.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은채 왼 팔뚝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르셀로나 떠나 AT마드리드 이적 #6년간 198골, 쿠만 감독이 사실상 방출 #어릴적 특별한팀, 훈련장 떠나며 눈물 #'MSN 트리오' 해체, 메시만 남아

바르셀로나 훈련장을 떠나며 눈물을 닦는 수아레스. [사진 엘 골라조 데 골 캡처]

바르셀로나 훈련장을 떠나며 눈물을 닦는 수아레스. [사진 엘 골라조 데 골 캡처]

24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 수아레스 이적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메디컬테스트만 남았고 계약기간은 2년이다.

수아레스는 최근 6년간 198골을 터트려 바르셀로나 구단 역대 최다득점 3위다. 하지만 사실상 방출됐다. 바르셀로나가 지난달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2-8 참패를 당했는데, 그 후폭풍이다. 지난달 바르셀로나 새 지휘봉을 잡은 로날드 쿠만 감독이 수아레스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60초도 안되는 짧은 전화통화로 ‘더 이상 캄프 누(바르샤 홈구장)에서 미래는 없다’고 통보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단짝이었던 수아레스와 메시. [AFP=연합뉴스]

바르셀로나에서 단짝이었던 수아레스와 메시. [AFP=연합뉴스]

수아레스는 유벤투스(이탈리아)행을 추진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자신이 물어뜯은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의 소속팀이다. 비유럽연합 선수 쿼터 제한을 피하기 위해 이탈리아 국적 취득시험을 봤다. 하지만 문제 사전유출 등 부정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유벤투스행이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AT마드리드행을 추진했다. 바르셀로나 회장이 스페인 리그 라이벌팀 AT마드리드 이적을 막았지만, 수아레스가 변호사를 대동해 언론에 폭로하겠다고 반발했다. 결국 AT마드리드행을 허락했다.

사실상 무상 이적이며, 바르셀로나가 성적에 따른 옵션으로 600만 유로(81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수아레스가 2014년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향할 당시 이적료는 1000억원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바르셀로나는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고연봉자 수아레스를 정리했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에서 연봉 3000만 유로(409억원)을 받았는데, AT마드리드에서는 절반 수준을 받을 예정이다.

AT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유벤투스로 임대 보낸 알바로 모라타의 대체자로 수아레스를 강력히 원했다. 팬들은 AT마드리드에서 수아레스가 디에고 코스타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수아레스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바르셀로나가 특별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어릴적 우루과이에서 첫 눈에 반한 소피아 발비가 2003년 바르셀로나로 이민을 떠났다. 가난했던 수아레스는 형에게 여행경비를 빌려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 누를 맴돌며 축구선수로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2009년 소피아와 결혼했고, 2014년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꿈의 클럽에서 4차례 리그 우승을 이뤄냈지만, 마지막은 좋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메시와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2017년 5월 코파 델 레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아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르셀로나 메시와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2017년 5월 코파 델 레이 우승 트로피 앞에서 아이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르셀로나 ‘MSN 트리오’는 완전 해체됐다. 영문명 앞글자를 따 ‘MSN 트리오’라 불린 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는 2014~15시즌 122골을 합작해 트레블(3관왕)을 이뤄냈다. 앞서 네이마르가 2017년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했고, 수아레스마저 떠났고, 이젠 메시 혼자 남았다.

쿠만 감독은 수아레스는 물론 이반 라키티치, 아르투로 비달, 넬송 세메두를 내보냈다. 바르셀로나는 이렇다할 전력 보강이 없다. 단짝 수아레스를 떠나보낸 메시는 최근 프리시즌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뒤 웃지 않았다.

메시는 올여름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이적을 원했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잔류했다.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9000억원에 발목 잡혔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1년 뒤 맨시티행이 유력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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