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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안돼”…佛 ‘아빠 출산휴가’ 28일로 늘렸다

중앙일보

입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한 아이와 놀아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기존 14일에서 28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한 아이와 놀아주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기존 14일에서 28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프랑스가 ‘아빠 출산휴가’를 내년 7월부터 기존 14일에서 28일로 늘리고 그중 7일은 사용을 의무화한다.

14일이던 배우자 출산휴가 28일로 늘려 #마크롱 “엄마만 아이 돌봐야할 의무 없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리고 “세상에 나온 아이를 엄마만 돌봐야 하는 이유는 없다. 더 큰 평등을 위해 부부 모두가 아이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다.

출산휴가 기간의 급여는 기업과 정부가 나눠서 부담한다. 3일은 고용주가, 나머지 25일은 사회보장제도에서 지급한다. 프랑스 정부는 출산휴가 예산으로 2021년 하반기에 2억6000만 유로(약 3540억원)를, 2022년에 5억 유로(약 6808억원)를 편성할 계획이다.

프랑스의 현행 배우자 출산휴가는 14일 중 3일은 출산 후에, 나머지 11일은 출산 전후에 추가 사용이 가능하다. 또 아이의 친부가 아니더라도, 혹은 결혼은 안 했지만 동거를 하고 있어도 휴가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유럽국가와 비교해봤을 때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9월 마크롱 대통령은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 신경정신과 의사 보리스 시륄니크를 위원장으로 하는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구를 주문했다. 위원회는 지난 8일 보고서를 발간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9주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시륄니크 위원장은 프랑스 BFM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빠가 곁에 있으면 엄마가 겪는 산후우울증이 훨씬 적다”며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는 아이뿐만 아니라 산모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봤을 때 아이의 문맹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정신질환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28일로 연장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SNS 캡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우자 출산휴가를 28일로 연장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SNS 캡쳐]

다만 엘리제궁은 9주가 아닌 4주만 늘리기로 결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는 굉장히 의미 있는 결정이며 아름다운 진전”이라고 말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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