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미수에 가까운 중국의 아찔한 보복 운전 장면이 인터넷 공간에 퍼지면서 중국 네티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21일로 오전 9시가 조금 안 된 시점이었다.
왕(王, 35)씨는 흰색 승용차를 몰고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안딩(安定)로를 남에서 북으로 달리고 있었다. 한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검은색 차량이 방향 등도 켜지 않고 차선을 무시한 채 그대로 치고 나와 앞으로 끼어들었다.
왕씨 차량의 블랙박스에 잡힌 시간은 오전 8시 53분을 가리킨다. 끼어들기는 위협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나온 검은색 차량은 달리면서 급정거를 반복하며 왕씨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다.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급정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왕씨가 오른쪽으로 차선을 바꾸려 하자 함께 차선을 바꾸는 동작을 취하며 왕씨 차량을 버스 사이에 끼우려는 듯한 위협을 가한다. 그리고 조수석 창문을 열더니 갑작스레 왕씨 차량 앞 유리에 갈색 액체를 뿌린다.
운전하던 왕씨의 시야가 완전히 가려지며 자칫 대형 사고가 날 순간이다. 왕씨가 급히 와이퍼를 작동시켜 갈색 액체를 닦아냈을 때는 검은색 차량은 이미 멀리 달아난 뒤였다. 화가 난 왕씨는 경찰에 신고한 뒤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베이징 교통경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해 문제의 검은색 차량을 몰던 29세의 쑤(蘇)씨를 붙잡았다. 쑤씨는 이날 오전 왕씨와 차로 변경 문제로 시비가 붙었는데 홧김에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쑤씨는 또 이날 저녁 인터넷에 자필로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차선 문제로 시비가 붙어 홧김에 음료수를 뿌렸다고 밝혔다. 음료수는 커피였다. 쑤씨는 또 왕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겠다며 사과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자신을 검은색 차량의 차주라고만 밝히고 이름은 적지 않았다. 이에 중국 네티즌은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운전자 시야를 가린 게 살인 미수에 가깝지 않으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또 커피를 뿌린 건 조수석에서 한 짓으로 동승자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교통경찰대는 현재 쑤씨를 형사 구류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인데 두 운전자 모두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는 23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교양 운전’과 ‘안전 운전’ 강조와 함께 “자신의 분노 정서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 일시적인 충동으로 인해 자신과 남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끼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21일 베이징대로서 벌어진 보복운전 #방향 등 켜지 않고 갑자기 끼어든 뒤 #세 차례 급정거, 뒤 따르던 차량 위협 #뒤 차 차선 바꾸자 따라가 길 막고 #유리창에 커피 부어 운전자 시야 가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